< 8개 은행 원화대출 구성>

단위 : 조원 , (%)

▲ * 잔액기준 : 해당 COIFIX 대출 중 잔액기준COFIX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자료=금융위원회>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새로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계산 방식을 도입해 은행의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대출금리와 중도상환 수수료를 현재보다 낮추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은행권은 장기적으로 보면 이자 이익으로 인한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합리적이고 투명한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을 위한 개선방안’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대출금리를 정하는 기준인 ‘코픽스’ 금리 산정 방식을 바꿔 대출금리를 낮춘다. 중도상환 수수료도 인하해 차주들의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또 대출자들은 소득과 담보, 신용등급이 적힌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통해 대출금리 산정 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 불합리한 부분은 없는지 명확히 따져볼 수 있게 한다. 신용도가 변할 경우 금리인하요구권이 있다는 내용도 공지해 고객의 정당한 금리 인하 요구를 반영하지 않으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7월부터 대출금리 인하

새 코픽스 금리는 현재 코픽스 산정 시 제외되던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결제성 자금, 정부·한국은행 차입금 등을 포함한다. 단기자금 특성상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기 어렵고 거액 입출금 시 금리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은 다양한 방식으로 대출 재원을 조달하고 있어 실제 대출 재원으로 사용하는 자금을 최대한 포함해 자금조달비용 지표를 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산정하면 지금보다 약 0.2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새로운 잔액 기준 코픽스는 시스템 구축 후 시범 운용 및 검증을 거쳐 오는 7월 신규 대출자부터 적용된다.

기존에 잔액 기준 코픽스 적용을 받았던 대출자들은 그대로 기존 코픽스가 적용된다. 대신 금융당국은 변동금리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를 오는 4월부터 인하한다.

현재 은행은 대출 후 3년 이내에 돈을 갚으면 상환 금액의 1.0% 내외를 중도상환 수수료로 부과했다. 대출과 관련된 인지세·등록세 등 행정비용과 은행의 이자 수입 손실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변동금리 대출은 중도상환 시 이자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음에도 고정금리 대출과 동일한 수수료를 적용받아 이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이번 개선방안으로 담보대출은 0.2∼0.3%포인트, 신용대출은 0.1∼0.2%포인트를 낮춰 기존 대출자들이 새 금리로 갈아탈 때 상환 수수료 부담을 덜게 했다.

김태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기존의 잔액 기준 코픽스보다 0.27%포인트 낮아진 새로운 코픽스를 공시하면 시중은행에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은행이 마진을 줄이는 식으로 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은행, 이익 감소 우려

이에 대해 은행들은 당장은 영향이 많지는 않겠지만 향후 이자 이익의 감소를 우려했다. 다만 가산 금리 구성항목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금리 인하로 이자 이익이 줄어들겠지만 금융소비자에게 합리적으로 개선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금리 산정에 대해 정부가 원가까지 수시로 확인하겠다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더 높고 신규 대출은 잔액 기준 코픽스를 잘 사용하지 않아 실제로 영향을 받는 차주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자 수익이 줄어들어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반면 중도상환 수수료 인하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를 포함해 갈아타기를 고려하기에는 매력적인 요인이지만 사실상 대출 갈아타기는 수수료나 금리보다 지난 9·13 대책으로 인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따른 한도가 강화된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규제 이전에 대출을 받았다면 갈아타기를 위해서는 일부 상환이 필요한데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규모가 커서 갈아타기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융당국의 개선이 은행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유승창·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8개 시중은행의 원화대출 1177조 원 중 잔액 기준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적용하고 있는 대출은 62조4000억 원으로 5.3% 수준”이라며 “은행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2%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세적인 금리 상승이 발생하고 새로운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 은행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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