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위스키 시장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브랜드 매각, 구조조정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지난 2008년 284만 1155상자(1상자=500㎖×18병)로 최고 기록을 세운 뒤 2009년부터 10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출고량은 149만 2459상자로 전년 159만 1168상자보다 9만 8709상자, 6.2% 줄어들었다. 2008년 대비 52.5% 수준이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으며 부정청탁금지법, 주 52시간제 도입, 혼술 문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위스키 시장의 강자 중 하나인 페르노리카가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을 매각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장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는 최근 본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회사는 이대로 가다간 18개월 내에 적자가 날 것"이라며 "제3의 회사로 임페리얼 판권을 넘기고, 생존을 위해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 후 조직은 정규직 221명에서 94명으로 줄이겠다"며 "2월 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페르노리카는 발렌타인이나 앱솔루트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더욱 효율적인 조직과 새로운 전략을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 소비자 중심의 회사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번 조직 변화로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는 직원들을 위해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7월 약 30여 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아울러 강남 사옥을 여의도로 이전했으며 회원제 매장인 ‘조니워커 하우스 서울’도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반면 골든블루는 침체기인 위스키 시장에서도 '저도주'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골든블루는 지난 2009년 36.5도 '골든블루'를 출시한 이래 저도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왔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페르노리카코리아를 제치고 위스키 시장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유일하게 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위스키업계는 최근 뜨고 있는 맥주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디아지오는 흑맥주 ‘기네스’와 아이리시 크림 에일 ‘킬케니’, 올몰트 맥주 ‘하프’ 등에 이어 최근 더블 홉 크래프트 라거 맥주 ‘홉하우스 13’을 선보이며 맥주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이경우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수입맥주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며 “맥주 라인업 확대는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골든블로 역시 맥주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칼스버그 맥주의 공식 수입사 이후 올해는 수입맥주 ‘톱5’에 들겠다는 계획으로 추가 브랜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저도주 위스키에도 공을 들인다. 저도주 위스키 판매량은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50.4%를 차지하면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무연산 퓨어 몰트 저도주 '스무스 12'를 지난해 선보였다. 17년산 휴어 몰트 저도주 '스무스 17'에 이은 12년산 제품으로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다.

디아지오코리아도 지난해 말부터 저도주의 연산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은 '하우올드아유(HOW OLD ARE YOU?)' 캠페인을 시작하고 'W 시그니처12'와 'W 시그니처17'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류 문화가 변화면서 위스키의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현 상황이 갑자기 좋아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저도주, 맥주 등으로 시장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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