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미톡뉴스DB>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해 112조 원 규모의 배당사고로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던 삼성증권이 신규 주식영업을 다시 시작한다. 하지만 당시 사고와 관련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와 피해 투자자들의 보상 방안 등 법정 공방이 계속되고 있어 배당사고라는 그림자를 지우고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증권은 지난 28일 영업정지 조치가 해제돼 신규 주식영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영업정지로 신규 주식 개설이 불가능했던 삼성증권은 적극적인 영업으로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포부를 전하며 본격적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해 4월 6일 우리사주 조합원 계좌로 1주당 1000원 배당금 대신 주식 1000주로 잘못 입력하는 사고를 냈다. 이에 금융위원회의 제재로 지난해 7월 27일부터 6개월간 신규 주식영업 중지와 과태료 등의 제재를 받았다.

다만 배당사고로 일부 피해 투자자들과의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고 당시 유령주를 매도했던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로 인한 공판도 계속되고 있어 삼성증권도 이에 대한 해결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럴 해저드’란 시장 또는 기업, 공공기관 등 조직에서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자기만 가진 유리한 정보나 조건(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 이득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요즘은 법과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이익 추구, 자기 책임을 소홀히 하는 태도, 집단이기주의 등에 대해서도 ‘모럴 해저드’로 표현하기도 한다.

삼성증권은 지난 29일 주주들에게 지난해 결산배당을 보통주 1주당 140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 배당률은 4.3%로 2017년 시가 배당률 2.8%(1주당 1000원)과 비교해 1.5배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증권의 이번 배당 결정은 지난해 사고 이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정책의 결과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은 11년 만의 최대 실적 달성과 함께 지난해 배당사고 이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임직원들의 여러 가지 노력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존 주주들이 내부 직원의 모럴 해저드로 발생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약속받았던 실질적 보상을 기다렸으나 구체적인 답변이 없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여러 증권사 연구원들의 보고서에도 영업재개로 삼성증권의 가치가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며 “기존 주주들도 이번 영업재개를 환영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사고와 관련된 소송은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 측으로부터 기소를 당한 8명은 지난해 8월 10일 첫 공판 이후 수차례 공판이 있었으며 30일 또 한 번의 공판이 열린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이날 열리는 공판에서 결심 공판 날짜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고소를 당한 이들 전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아울러 배당사고로 손해를 본 피해자 8명은 지난해 6월 22일 법무법인 한별을 통해 구성훈 전 대표를 상대로 1억4300여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까지 소송이 진행 중이다. 사고 당일인 6일 매매 거래를 한 투자자는 피해 보상을 받았지만 당일 이후 거래를 한 투자자 및 주주가치 훼손으로 손해를 본 피해자는 보상이 어렵다는 삼성증권의 결론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이 소송은 지난 11일로 정해져 있었던 3차 변론기일이 감정사항 검토 등을 이유로 변경됐으며 지난 28일 감정인 후보자가 감정사항에 대한 검토의견 등을 제출했다. 재변론기일은 추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모럴 해저드로 시장질서를 어지럽힌 이들의 현재 상황과 소송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본지에 “사고 당시 관련된 직원들의 퇴사, 정직, 감봉 등 징계는 이뤄졌다. 하지만 이후 그들의 행보는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피해 투자자 소송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보겠다”는 답변만을 내놓으며 말을 아꼈다.

<사진=삼성증권>

한편 삼성증권은 영업 재개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3월 말까지 신규 및 휴면고객이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면 온라인 국내 주식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영원히 0원' 캠페인을 포함해 온라인 기반의 자기주도형 투자자들을 위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해외투자에도 역량을 집중해 금리형 해외자산이 포함된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자산관리의 글로벌화를 목표로 삼았다. 이에 사업의 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본지에 “예전엔 비대면 고객들은 단순히 주식거래나 펀드 가입 등의 단품 매매 활동 위주였다면 이제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삼성증권은 해외투자의 변혁기를 맞아 달러채권, 대체상품 등 최적 포트폴리오와 다양한 글로벌 투자 정보로 지원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투자 2.0 시대’ 선도 증권사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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