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삼성중공업에 인수 의향 물어…조선 산업 발전 방향 따라 결정할 것

▲ (사진=현대중공업)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조선업체 1위인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지만, 이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각은 싸늘하다. 더욱이 산업은행이 삼성중공업에도 인수 의향을 물어, 보릿고개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간보기 하다 외통수에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이 4736억원으로 적자전환했으며, 매출액은 13조1198억원으로 15.2%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무려 274.4% 나 증가한 644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조업물량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와 고정비 부담 증가, 선가 인상 지연 및 원자재가격 인상 등이 영업이익 적자 전환의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어지고 있는 수주 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아직 없는 가운데서도 현대중공업은 이날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중공업을 물적 분할해 새 지주회사인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하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별도 회사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안대로라면 산업은행은 이 새로운 지주회사에 대우조선해양 보유 지분 55.7% 전량을 현물 출자하고 대신 신주를 받아 2대 주주가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공업이 지분 전량 인수보다는 대우조선해양의 일부 사업만 인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6년 최악의 수주난으로 인한 보릿고개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인 데다 대우조선해양과의 100% 화학적 결합이 예상보다 시너지 효과가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에서다.

더욱이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삼성중공업에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수 의향을 물어 현대중공업으로서는 더욱 복잡해진 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 달 간 삼성중공업에도 태핑(tapping)하는 기회를 줬다”며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해양을 사가고 싶어 할 수 있으니까, 이번 건은 건대로 진행하되 삼성중공업이 더 좋은 조건을 들고 온다면 이후에 비교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성중공업이 산업은행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고, 조선 산업에 대한 더 큰 그림을 그려올 수도 있어서 디테일한 조건까지도 비교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큰 틀에서 자기 기업만 더 이익을 얻어가겠다 하는 것은 안되고, 중장기적으로 더 나은 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그간 실적 쌓기에만 급급해 수주 경쟁을 통해 부실 규모가 커진 조선업에 정부가 직접 나서면서, 조선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움직임은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현대중공업과의 계약 건은 이대로 진행되겠지만, 더 좋은 조건이 제시되면 인수 당사자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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