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KB금융과 신한금융그룹이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사이 만년 3위 자리를 고수했던 하나금융그룹이 우리은행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위기감을 느끼며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인수·합병(M&A)을 두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발목을 잡고 있어 해법을 찾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달 30일 진행된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금융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실적발표를 통해 롯데카드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인수 참여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또 인수 의지에 대해서도 결과가 나오기 까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하나금융은 KEB하나은행 비중이 95%에 달해 비은행 부문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롯데그룹이 공개매각을 선언하기 직전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위해 프라이빗딜 형태의 협상을 진행했으나 가격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무산되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 들면서 여전히 M&A에 대한 가능성을 남겨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강력한 수수료인하 정책으로 인해 업황이 불투명한 롯데카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스터디차원에서 실사를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하나카드 점유율이 8.92%로 롯데카드(9.57%)를 인수하면 산술적으로 2위인 KB국민카드(18.31%)를 넘어서게 돼 단숨에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비금융 확대 의지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발목을 잡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017년 12월 20일 정례회의에서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관련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중단한 이후 현재까지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앞서 하나금투는 같은 해 9월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를 보유한 UBS로부터 잔여 지분 전량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해 100% 자회사로 편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제동이 걸린 상태. 최순실 씨 자금관리를 도운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 승진 특혜 의혹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초 김정태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금융당국과의 갈등을 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결국 지배구조 논란이 잠잠해진 후에도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하나USB자산운용과 달리 ‘검찰 수사’가 심사 중단 사유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USB자산운용의 경우 인수 주체가 하나금투이기 때문에 ‘대주주적격성 심사’ 대상이지만 롯데카드 인수 주체는 하나금융으로 ‘자회사 편입 심사’를 받게 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자회사 편입 심사는 대주주적격성 심사와 달리 검찰 수사가 심사 중단 사유로 규정돼 있지 않다. 또 결격 사유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검찰 수사가 사유에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자회사 편입 심사 시 금융지주의 ‘경영관리 상태’를 금융당국이 검사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검찰 수사가 경영 불안 요소로 지목될 경우 당국의 판단에 따라 자회사 편입이 거부되거나 지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가격 등 다른 조건이 같을 때눈 부정적인 요소지만 대형 금융지주사인 만큼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이유로 미리 떨어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이에 대해 한 업계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아직 결론이 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M&A 절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직 우선협상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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