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롯데캐피탈 홈페이지>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롯데그룹의 금융사 매각이 가시화된 가운데 지난달 30일 롯데카드, 손해보험이 예비입찰을, 12일 롯데캐피탈 인수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롯데캐피탈은 알짜 회사로 꼽히며 롯데금융사 매각의 최대 하이라이트로 평가되는 가운데 KB금융지주를 비롯해 MBK파트너스, 오릭스PE 등이 출사표를 던져 누구의 품에 안길지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롯데그룹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캐피탈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날 오후 3시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이날 예비입찰에는 KB금융을 비롯해 MBK파트너스, 오릭스PE 등 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력한 인수후보로 점쳐졌던 신한금융지주가 막판 고심한 끝에 예비입찰에 불참했고 카드와 손보 때 참여했던 IMM PE도 이번 인수전에서 빠졌다.

앞서 롯데캐피탈은 롯데 금융사 중 최고 매물로 꼽히며 입찰 전부터 여러 곳으로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실제 카드 및 손보 예비입찰에는 보이콧했던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자문까지 받아가며 공을 들이기도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날 오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입찰 여부는 비공개로 밝힐 수 없다”면서도 “그간 롯데캐피탈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를 해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해 카드 및 손보 입찰 때와는 달리 캐피탈에 대해서는 적극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신한이 막판에 발을 빼면서 다소 흥행 열기가 미지근해졌다.

이번 불참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마감 직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막판까지 여러 가지를 놓고 고심했다”면서도 “롯데캐피탈의 사업영역에서 기업금융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판단, 신한금융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와 인수를 포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는 롯데캐피탈 인수전이 달아오르면서 가격 인플레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신한 이탈로 KB 1위 자리 수성하나

이에 따라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진 KB금융으로서는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9월 기준 총 자산 7조5089억 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017년 기준 1175억 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3분기까지 959억 원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여기에 리스·할부금융업계 3~4위권을 지키고 있고 자동차 리스·할부 분야에 강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 캐피탈사의 경우 카드, 보험업 등과 달리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아도 돼 인수 절차가 부담스럽지 않다.

더욱이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달리 캐피탈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해 원매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매물이라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평가다. 롯데카드의 경우 당초 지분 93.78% 전량 매각 대상이었다가 롯데그룹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30%정도는 남겨놓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롯데캐피탈이 KB금융 품으로 들어갈 경우 양 금융그룹의 표정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2017년 신한금융으로부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빼앗아 왔지만 지난해 불안한 실적과 함께 신한금융의 잇따른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어 올해는 치열한 박빙이 예상된다.

더욱이 올해 초 신한금융이 공을 들였던 오렌지라이프 인수 승인을 허가를 받아 KB금융이 주춤할 경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내줘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MBK 패키지딜 성사 가능성도 남아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참여한 MBK파트너스가 복병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MBK 측은 롯데 금융사 인수전에 앞서 3개사 모두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낸 바 있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인 MBK가 참여하면 롯데캐피탈을 인수하기 위해 롯데그룹과 패키지 딜을 논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MBK는 SI(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FI(재무적 투자자)라는 점 때문에 카드와 손보의 경우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PEF가 롯데캐피탈의 새로운 주주가 될 경우 중단기적으로 재매각 이슈로 인해 신용도 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그러나 금융지주가 롯데캐피탈을 인수할 경우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한 신용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