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정부가 올해 안으로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인허가를 추진하는 가운데 당초 ICT업체를 비롯해 금융권조차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신한금융그룹이 핀테크 업체인 토스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공식화했고 하나금융그룹도 최근 SK텔레콤 등 다수의 업체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져 금융지주들의 제2의 격전장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 및 ICT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해 SK텔레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의 협의는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사업 참여여부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당초 지난 1월 말 또는 2월 초쯤 참여여부를 확정지으려고 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민병두 의원 초청 은행장 간담회’ 직전 “이번 주 중에 (인터넷은행 진출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음 주께 사업 참여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매체는 하나금융이 SK텔레콤과 이르면 이번 중 제3인터넷은행 진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하나금융 측은 참여여부에 대해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참여를 결정한 것처럼 보도가 나갔지만 사실이 아니다”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참여여부를 결정짓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원론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ICT 기근현상, 금융권 속만 태우나

이처럼 하나금융이 망설이는 데는 우선 대주주 역할을 할 만한 ICT기업을 구하지 못한 탓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이 SK텔레콤과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SK텔레콤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SK텔레콤 포함)이 전체 SK그룹 내 자산이 50%에 못 미쳐 ICT 주력 기업 특례를 적용받지 못한다.

이에 SK텔레콤 역시 지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게 돼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SK텔레콤이 KEB하나은행과 공동으로 설립한 핀테크 기업 ‘핀크’를 컨소시엄에 참여시킬 때도 마찬가지.

금융당국은 핀크에 출자한 금액과 인터넷은행에 따로 출자한 금액을 합한 총출자액이 전체 인터넷은행 출자액의 10%를 넘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은 진출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더욱이 당장 하나금융지주가 지분율을 높이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나금융 주도로 컨소시엄이 꾸려질 경우 인가 심사 시 또다른 하나은행이 더 생기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금융이 여러 업체와 접촉하고 있고 아직 예비인가 신청 마감일까지 시간도 남아 있는 만큼 컨소시엄 구성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을 적극 추진 중인 키움증권과 손잡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여보를 결정하는 것도 지켜봐야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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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진출…인터넷銀 흥행 파란불

하나금융까지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경우 농협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시중은행들이 모두 참여하게 돼 사실상 제2의 격전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미 제1차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현제 카카오뱅크의 지분 10%규모로 참여했고 우리은행 역시 케이뱅크의 지분 13.79%를 보유중이다.

여기에 신한은행도 지난 11일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컨소시엄 구성을 비롯해 누가 주도권을 잡아나갈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토스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한 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투자에 대해) 아직은 지분참여와 협업 모색단계로 봐야 한다”면서 “시중은행들이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참여가 적극적인 경영참여보다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최근 요동치는 금융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사들을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급변하는 추세를 따라기 위한 한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예적금 수신 잔고에서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신고를 기록해 금융지주들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 수신잔액(예·적금, 요구불)은 12조2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1조3600억 원 늘었다. 이로써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지난달 수신잔액은 2조600억 원으로 전달보다 2000억 원 늘었다. 케이뱅크도 출범이후 월간 수신 잔액 최대폭을 기록했다.

특히 시중은행 중 지난달 예·적금 잔액이 카카오뱅크보다 더 많이 늘어난 곳은 신한은행(1조7061억 원) 1곳뿐이었다. KB국민은행은 전달대비 1조987억 원, 우리은행은 1조207억 원 증가했고 KEB하나은행은 5225억 원 줄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수신잔액이 빠르게 늘어난 건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비롯해 26주 자유적금, 모임통장(이상 카카오뱅크) 등 틈새상품이 돌풍을 일으킨 것이 주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향후 시중은행들과 대등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어 기존 은행권과의 경쟁체제를 구축할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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