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증권>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의 실적도 감소했다. 승승장구하던 지난해 상반기와는 반대 상황이 전개되자 증권사들은 실적 회복을 위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 인상,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국내 증권시장이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위축, 거래대금 감소로 파생상품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 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와 PI(자기자본 투자) 부문의 수익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고 풀이한다.

이에 증권사들은 실적 회복을 위해 평생 혹은 장기간 수수료 무료 이벤트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비대면 계좌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시작하며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에 다른 증권사들도 수수료 무료 경쟁에 너나없이 참여해 이제 비대면 거래에서는 국내 수수료 무료가 기본값으로 정해진 바와 다름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출혈 경쟁이라는 비판에도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시적 이벤트였지만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전년대비 점유율이 2%가량 상승하며 이벤트 효과를 봤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모바일증권 ‘나무’의 온라인 국내주식 수수료 평생 무료 이벤트를 1년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자산 관리에 중점을 두던 삼성증권도 지난 27일부터 신규거래 금지 제재 해제로 오는 3월 말까지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휴면 고객에게 온라인 국내주식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영원히 0원’ 이벤트를 진행하며 공격적인 고객 유치 영업에 시동을 걸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말까지 비대면으로 다이렉트 계좌를 선택해 개설하는 신규·휴면 고객에게 2025년 말까지 온라인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신규 고객에게는 현금 1만 원도 지급한다.

KB증권은 비대면으로 계좌를 만든 신규·휴면 고객에게 온라인 국내주식 수수료 10년 면제 혜택을 제공 중이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말까지 신규 고객이 스마트폰이나 뱅키스 다이렉트로 주식 계좌를 개설하면 5년 동안 국내주식 수수료 무료 혜택과 현금 2만 원 지급 이벤트를 진행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오는 6월 말까지 비대면·은행제휴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휴면 고객에게 온라인 국내주식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 주며 하이투자증권도 신규 고객 주식 수수료 100년 무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다음 달 29일까지 생애 최초 신규고객이 비대면 계좌 개설 시 5년 동안 한화투자증권 모바일 앱 ‘SmartM’으로 거래하는 국내주식 수수료를 면제해 주며 최대 8만 원의 투자지원금도 제공하고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한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거래하는 증권사를 옮기는 고객에게 현금이나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시작돼 증권사 간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에서 주식을 옮겨오는 타사 대체입고 고객에게 최대 300만 원의 현금을 지급하며 하이투자증권도 비대면 신규계좌에 타사 주식을 대체입고하면 최대 100만 원의 현금을 준다.

미래에셋대우는 1000만 원 이상 타사 보유 해외주식을 미래에셋대우 계좌에 대체입고하는 고객에게 금액에 따라 최대 50만 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한다.

수수료 무료, 실적 영향 미미해

다만 국내주식 수수료는 실적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 무료 이벤트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증권사들은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IB, 자산관리, 상품운용이익, 자기매매 등으로 수익 구조를 넓히며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메우고 있어 국내주식 수수료가 실적에 큰 영향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최근 증권사 수장들을 IB 전문가들로 채우고 IB 전문 인력을 강화하는 등 IB 부문에 역량을 집중, 강화하며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식 수수료 무료 시장은 결을 다르게 보고 있어 잠재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일뿐 고정 거래 고객의 충성도가 높아 타격이 많지 않다”며 “비대면 리테일(소매금융)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이 타격을 제일 많이 입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도 본지에 "국내 주식 수수료는 이미 많이 낮아져 있어 실질적으로 수수료 무료 이벤트가 수익 감소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대부분 대형 증권사가 국내 주식 수수료로 수익을 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몇 년 전부터 기업공개(IPO)를 포함해 투자금융(IB)이나 인수금융(AF), 자기자본 활용 부분 등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해외 투자로도 발을 넓히는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 국내주식 수수료를 제외하더라도 실적 회복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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