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단위: 억원) <자료=금융투자협회>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외국인이 지난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가 2200선을 넘어가며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미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대외적 불확실성은 여전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20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29일 10조1568억 원 이후 약 세 달 만에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긴 지난 12일부터 연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란 개인 투자자가 증권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말한다.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수익이 나면 원금과 이자를 갚고 차액을 챙기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잔고가 많을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코스피 시장에서 연일 순매수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끈 외국인이 2월에는 4493억 원어치를 팔아치워 하락장을 만들어냈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 2196.09로 2200선이 무너졌다.

18일에는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을 보였다는 소식에 외국인이 매수세로 전환, 기관 투자자와 쌍끌이 매수로 코스피 지수는 2210선을 간신히 넘겼으나 장중 한때 2203.00까지 하락하며 주가가 출렁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하락할 당시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산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팔아치우면서 큰 손실을 본 경우가 있어 예상하지 못한 주식 폭락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게다가 한국 증권시장은 대외적 불확실성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외국인이 언제 매도세로 마음을 바꿔 지수를 떨어뜨릴지 알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 506조 원 중 포트폴리오 투자 자금은 94.8%인 480조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트폴리오 투자는 단순히 수익을 좇는 단기 자본 성격의 투자로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증시에 유입, 유출되는 성격이 강하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변수의 소멸에 따른 안도감이 시장의 반등을 견인했으나 여전히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 등 남아 있는 대외변수가 만만치 않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기 개선에 대한 가시성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기에 경기 불확실성, 실적 개선세 둔화 등에 따라 투자자의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외적 불확실성에 외국인 수급이 속도 조절에 들어갔지만 아직 여력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6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경계감과 유럽 경기에 대한 우려,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유로화 약세, 달러 강세에 따른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외국인의 한국 주식형 펀드 배분액이 6주 연속 순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순유입 기조가 훼손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연방준비제도가 완화적 기조를 보이면 외국인의 순매수가 유입됐다”며 “외국인의 순매수 속도 조절로 1050원 이하에선 외국인 유입 속도가 현저히 감소하겠지만 속도가 느려져도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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