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필드 하남 전경.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계속되는 경기불황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 같은 유통업이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스타필드 사업은 본 궤도에 오르며 선방하고 있다. 그러나 스타필드는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쇼핑몰 임대업이 주력 사업으로, 일각에서는 유통재벌로 알려진 신세계그룹의 성장동력이 전통 사업인 이마트와 백화점 대신 부동산 임대업으로 주객이 전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몇 년간 이마트 신규점포 출점 계획이 전무한 반면 정 부회장의 신사업으로 부상한 스타필드 신규출점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의무휴업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자 대형마트 성장세는 급격히 둔화되는 상황으로 치달아 왔다.  또 스타필드는 직접 직원을 고용해 점포를 운영하는 방식과 달리 쇼핑몰 내부 공간을 입점 업체들에게 세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터라 부동산 임대업으로 분류돼 유통산업발전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아울러 공실만 크게 발생하지 않으면 공간임대·매출관리·마케팅·인테리어 등을 직접 책임지는 백화점과 마트 사업보다 수익을 내기 쉽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지난 2016년 9월 개장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는 하남을 시작으로 코엑스, 고양에 이어 지난해 12월 위례까지 오픈했다. 특히 1호점인 스타필드 하남은 2017년까지 연간 200억 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첫 흑자경영을 했다. 아울러 지난 3년간 신세계프라퍼티의 연 순매출 역시 2016년 49억 원, 2017년 1110억 원, 2018년 1688억 원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스타필드 외 정 부회장이 주력 사업으로 추진 중인 편의점 사업인 이마트24를 비롯해 △특화점포 삐에로쑈핑 △가전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소주브랜드 제주소주 △H&B(헬스앤뷰티) 스토어 △호텔 브랜드 레스케이프호텔 등 다양한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아울러 정 부회장의 부동산 재능(?)은 신세계그룹의 투자 형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재계 내에서도 상위권 수준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마트+신세계백화점)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지난 2015년 4075억 원에서 2017년 1조5457억 원으로 279%나 올랐다. 비슷한 시기 롯데쇼핑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6111억 원(2015년)에서 104% 증가한 1조2483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투자는 지난 2013년부터 본격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정 부회장은 "국내외 경기는 불투명하지만,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며 "유통소매업 특성상 국내 투자가 대부분이어서 (투자 확대가) 실질적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이 시기에 집중 투자한 분야는 복합 쇼핑몰과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부지 매입, 부산 센텀시티 부지 개발 등 모두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또한 아울렛 쇼핑몰의 건설 및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신세계사이먼 역시 최근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임대료 인상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근 신세계사이먼 대표가 바뀌어서 입점 브랜드에 대해 일괄적으로 임대수수료를 4~7% 올린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입점 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경제환경 속에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버티고 있는데 신세계는 공문 한장 달랑 보내서 수수료를 올리라고 했다"며 "올리지 못할 거면 철수하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사이먼은 임대 계약 갱신을 앞둔 30여개 입점 업체에 임대료 인상을 제안했다. 해당 업체들은 네차례 이상 신세계사이먼과 계약을 연장한 바 있으며, 그동안 임대료가 인상된 적은 없다. 입점 업체들은 통상적으로 2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왔다.

신세계 관계자는 "임대료 인상안을 제시한 것은 맞다"면서도 "인상율이 결정된 것은 아니며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유통산업에서 좋은 매장 확보는 중요해 이를 위한 부동산 투자는 '필수' 아닌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부회장이 온라인, 저가 정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부동산이 기업 성장의 원동력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성공적으로 안착한 스타필드 하남이 짧은 기간에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정 부회장의 부동산 전략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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