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고려시대 ‘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金銅十一面千手觀音菩薩坐像)’의 과학적인 보존처리 및 분석 결과를 소개한다.

왼쪽부터 '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 전면','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 후면'.(보존처리 전).(사진=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대고려918·2018 그 찬란한 도전’에 전시되고 있는 ‘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金銅十一面千手觀音菩薩坐像)'은 11면의 얼굴과, 천 개의 손으로 대표되는 변화관음보살이다.

손에는 관음보살의 위신력(威神力,위대한 신통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해와 달, 금강저(金剛杵)와 금강령(金剛鈴) 등의 지물(持物,여러 물건을 손에)을 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은 현재 국내에서는 오직 이 한 예만이 남아 있다.

이 관음보살상의 상태를 점검한 결과, 등 아래와 좌측 부분이 손상되어 무게 중심이 불안하고, 표면 일부의 도금 층이 들떠 있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보존처리를 위해 바탕 금속의 성분분석, 도금 층의 형상 및 성분, 컴퓨터 단층촬영기(CT)를 이용해 취약 부위와 제작기법을 조사했다.

조사한 결과 ▲보살상은 구리-주석-납의 3원계 청동으로 합금되어 있다. ▲보살상의 대부분 도금층(들떠 있는 도금 층 제외)의 표면에서는 금과 수은이 검출됐다. ▲고대에 가장 일반적인 도금 기법이었던 수은 아말감법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표면이 들떠 있는 취약한 도금 층은 일반적인 도금 방법인 수은 아말감법이 사용되지 않았다.표면 홈(주조결함)과 부식 등으로 도금하기 어려운 부분을 한지를 사용해 보강하고 그 위에 옻칠해 도금했다. 이 취약한 부위는 원래의 도금 층이 아닌 후대에 수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컴퓨터 단층촬영(CT)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보살상 머리 내부에 2종류의 철심이 있다. 하나는 정수리에서 시작해 가슴 윗부분까지 내려오는 정사각형(□) 철심과, 다른 하나는 코 중간에서 턱까지 내려오는 직사각형(▭) 철심이다.

▲직사각형 철심은 정사각형 철심을 단단하게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주조할 때 움직임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결함(형상 뒤틀림 등)을 막기 위하여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좌·우측 팔과 손목(물건을 든 손 포함)은 별도로 주조해 붙이고, 철못으로 고정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존처리는 바탕의 금속을 보호하고 들떠 있는 도금 층을 접착하기 위하여 천연접착제(우뭇가사리, 아교)와 알코올을 혼합해 사용했다.

왼쪽부터 '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 전면', '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 후면'.(보존처리 후).(사진=국립중앙박물관)

표면의 청동녹과 각종 이물질은 치과용 소도구와 부드러운 붓으로 제거했다. 손상된 부분은 합성수지를 사용해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복원했다.

이‘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은 전체 구성과 제작 과정 등 모든 면이 뛰어나다. 따라서 고려시대 당대 최고의 장인의 기술과 솜씨, 창의력, 미적 안목 등이 발휘되어 탄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연구와 과학적인 보존처리 결과 무한하고 자비로운 모습을 더욱 안정된 상태로 관람객에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보존처리 원칙에 의해, 가역성(可逆性, 경우에 따라서는 원래 상태로 돌이킬 수도 있는)이 있는 방식으로 문화재가 간직하고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보존·복원한 또 하나의 사례이다.

보존과학으로 무한한 자비로움을 드러낸‘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은 이번 주 일요일(3월 3일)에 종료되는 특별전‘대고려918·2018 그 찬란한 도전’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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