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두상(頭狀) 조각을 만들었다는 유영교(1946~2006) 작가, 구순(九旬)의 나이에도 망치와 정으로 돌을 깨는 전뢰진 작가.

서울 압구정로에 위치한 청작화랑에 설치된 전뢰진 작가의 '바다 나들이'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10원짜리 동전으로 다양한 형상을 만들어내는 김승우 작가, 도깨비뱅크 지폐조각과 돼지 7마리가 함께 있는 작품을 내놓은 김성복 작가, 돌과 유리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신재환 작가 등 12명의 조각가들의 작품이 한 자리에 모였다.

3월 5일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청작화랑(대표 손성례)에서 진행되는 '현대 조각의 구상과 추상 사이'전에는 돌, 나무, 흙, 유리, 한지, 동, 동전, 철 등 각자 다양한 재료로 창조적인 작품을 펼쳐내고 있는 작가들이 함께한다.

청작화랑에 설치된 김성복 작가의 '축복'.(사진=왕진오 기자)

전뢰진, 김창희, 유영교, 양태근, 고성희, 김희경, 장형택, 김성복, 이행균, 신재환, 백진기, 김승우 작가의 조각품을 볼 수 있다.

화랑에서 대규모로 조각전시를 진행하는 것은 최근에는 드문 일이라 화랑가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을 정도다.

전시를 준비한 손성례 청작화랑 대표는 "32년째 화랑을 운영했는데, 유난히 조각을 많이 선보인 것 같다. 특히 장남이 조각가로 활동을 하고 있어서 모성애로 시작한 일이 이제는 조형아트서울까지 커졌다"라고 말했다.

청작화랑에 설치된 유영교, '사랑'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이어 유영교 작가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코엑스에서 진행하는 KIAF에 출품하려고 유영교 작가를 한남동 이건희 자택에서 6개월 동안 정원 작업을 하고 있을 당시, 조각품 4점을 받아온 후에 병원에서 투병 중에 사망하게 됐다"며 "당시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이탈리아 까라라 유학 1세대인 유영교 작가가 6개월여 동안 한남동 삼성 이건희 회장 자택에서 조각 작업을 할 정도로 주목받은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더했다.

청작화랑에 설치된 신재환 작가의 '그 곳을 향하여'.(사진=왕진오 기자)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91세의 원로 조각가인 전뢰진부터 조형아트서울(PLAS)에 특별전으로 참여했던 양태근, 김승우 등 꾸준히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이다.

특히, 신재환 작가의 '그곳을 향하여' 작품은 조각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돌과 유리를 접합해 새로운 조형 세계를 창조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손 대표는 "조각은 고객층이 여느 장르에 비해 적은 분야다. 조각을 부흥시켜 원로부터 청년작가까지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조형아트서울이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다"며 "2019년에는 코엑스 1층에 전시장을 꾸리고, 세종대왕상으로 유명한 김영원 작가의 입체 미디어 작품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청작화랑에 설치된 김승우 작가의 'circle'.(사진=왕진오 기자)

12인의 작품들은 소외되기 쉬운 여건과 어려움 속에서도 열정 하나만으로 성실히 완성시킨 작품들이다.

우리 생활 속에 현대조각의 아름다운 흐름을 한 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전시는 3월 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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