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코스닥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이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긍정적인 자금 수급과 함께 이번 달 말 개최되는 국제학회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성과 발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오는 4월 발표할 정부의 바이오·헬스 중장기 전략 언급도 호재로 작용해 이들의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하락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약업종은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선방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12포인트(0.02%) 내린 747.95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이날 제약업종은 0.89% 상승했다. 올 초부터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제약업종 지수는 14% 넘게 상승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종목별로는 바이넥스 12.07%, 바이오리더스 10.47%, 씨티씨바이오 4.85%, KPX생명과학 4.67%, 화일약품 4.49%, 삼아제약 2.65%, 알리코제약 2.58%, 씨트리 2.40%, 테라젠이텍스 2.08%, 진양제약 1.87%, 셀트리온헬스케어 1.54%, 크리스탈 1.52%, 유틸렉스 1.50%, 차바이오텍 1.15%, 휴젤 0.90%, 셀트리온제약 0.63%, 제넥신 0.54%, 엔지켐생명과학 0.29%, 인트론바이오 0.22% 등이 상승했다.

지난 4일에는 코스닥 시장에서 제약업종이 5.26% 급등하며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82포인트(2.30%) 오른 748.07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제약업종을 각각 467억 원, 32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종목별로는 테라젠이텍스 19.01%, 유틸렉스 16.26%, 안국약품 15.15%, 휴젤 10.60%, 인트론바이오 9.71%, 삼진제약 9.51%, 엔지켐생명과학 9.15%, 바이오리더스 9.06%, 신풍제약 8.96%, 차바이오텍 8.75%, 안트로젠 8.03%, 제넥신 7.51%, 바이넥스 7.41%, 지트리비앤티 6.44%, 크리스탈 5.91%, 셀트리온제약 4.79%, 오스코텍 4.17%, 셀트리온헬스케어 2.29% 등 중소 제약사는 물론 바이오주도 동반 상승했다.

제약·바이오주의 상승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에서 비중 변화로 국내 대형주 투자가 악화되면서 이탈한 자금과 북·미 정상회담의 무성과로 남북경협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빠져나온 자금이 제약·바이오주로 몰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에서 중국 A주 비중 확대로 국내 비중이 축소, 이로 인해 대형주의 수급이 악화되며 대형주 투자에서 이탈한 자금이 제약·바이오주로 이동했다”며 “남북경협주 테마에서 빠져나온 자금의 바이오주 투자, 우량 바이오 업체들의 파이프라인 가치 부각 등도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상승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오는 4월 바이오·헬스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정책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병화 연구원은 “대한민국 경제와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신성장동력으로 향후 국내 주식시장의 주류는 신산업과 관련된 업체들로 채워질 것”이라며 “건전하게 투자할 만한 대상이 늘어난 상태에서 수급까지 좋아져 바이오주가 견인하는 중소형주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R&D 성과, 추가 상승 요인

제약·바이오주의 상승 요인은 또 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개최되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다수의 국내 업체가 학회에 참석한다는 초록이 지난달 28일 공개됐다. 이 자리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R&D 성과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졌다는 풀이다.

AACR은 대표적인 암학회 중 하나로 매년 2만 명 이상의 참가자가 모여 암 관련 최신 기초 연구 및 임상 연구의 결과를 다루는 학회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AACR 2019에서 상위제약사 외에도 중소제약사와 다수의 바이오 업체 등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전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2분기 학회 모멘텀이 풍부하다”고 분석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3월 말 개최되는 AACR을 시작으로 오는 5월 말∼6월 초 사이 개최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및 6월 미국당뇨학회(ADA)와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등 굵직한 학회들이 줄이어 개최될 예정”이라며 “AACR 학회 개최를 시작으로 신약개발 기업들의 모멘텀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학회 전후를 기점으로 주가의 상승과 하락이 뚜렷해 투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학회 이벤트는 분명 존재한다”며 “학회의 초록이 공개된 지난달 28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부진했지만 깜짝 발표였던 종목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반적으로 주가는 초록 공개 이후 학회 전까지 강세, 학회 시작 이후 약세를 기록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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