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과정 공정성 문제는 답변 회피...관계부처와 협의 하겠다 피력◆

◇전체주의 느낌 주는 미술통사 정리와 남북미술 교류, 직제 개편 화두로◇

[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채용과정에서부터 인사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던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1달여 만에 공개 석상에 나섰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국립현대미술관 신임 윤범모 관장 비전 발표회에서 3년간의 플랜과 인사공정성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윤범모 관장'.(사진=왕진오 기자)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서 확정되면 밝히겠다는 두루뭉술한 답변만 내놨다.

국립현대미술관 취임 1개월을 맞은 윤범모(68) 신임 관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새로운 비전과 목표 및 중점 과제를 발표했다.

윤 관장은 일성으로 "임명장을 받은 사람으로서 앞으로 책임감이 크다. 미술계 내외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열린 미술관으로서 신바람과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논란은 최근 과장 최종 후보였던 이용우씨가 '관장직을 도둑맞았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균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한 공개 모집 제도가 '비공정성'으로 훼손됐다.

또한, 촛불 혁명 정부가 내세운 정의와 기회 균등의 철학이 시험받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제기하며 코드인사 논란을 야기했다.

이 씨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역량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고 탈락한 민중미술 계열 평론가 윤범모씨에게 재평가 기회까지 주며 임명을 강행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2017년에 진행된 국립현대미술관 신소장품전 전경.(사진=왕진오 기자)

윤 관장은 "30년간 미술현장을 지키며 오늘에 이르렀다. 이 씨와는 오랜 친구사이인데 안타깝다. 이 자리에서 공모 관련 내용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언론에서 뜨거운 관심을 일을 잘하라는 격려로 생각하고 있으며, 정부의 미션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남북미술 교류협력 기반으로 한국미술사 복원에 집중◇

신임 윤범모 관장이 추진하고 있는 3년간의 청사진은 '분단극복 전시' 등 남북미술 교류협력 추진이 우선이다.

또한 한국근현대미술 통사 정립을 위한 연구기능 심화, 한국미술의 정체성 확립과 국제화 가속, 4관 특성화 및 과천관의 어린이미술관 강화다.

남북미술 교류협력을 기반으로 분절된 한국미술사를 복원하기위해 북한의 공적 기관과의 교류를 모색해 소장품 교류전시, '분단 극복'을 위한 공동 기획 특별전 등의 주제들을 개발, 추진해 미술사 담론의 지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DMZ 전시, 영화제 등과 연계한 '평화미술축제'(가제)등 남북화해 시대를 여는 데 미술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며,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행보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북한미술에 대한 정보가 너무 미흡하다. 상대방을 알아야 대화가 가능한데, 상대방의 실체를 잘 모르는 상황이다. 남한에서 북한미술 전시는 100건 정도 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간 차원의 북한미술 소개는 신뢰성과 공신력이 떨어져 공식기관에서 구체적인 교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30주년 특별전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에 설치된 이불 작가의 '취약할 의향'.(사진=왕진오 기자)

◆한국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기능 심화◆

미술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한국 근현대미술사 통사 정립 사업을 통해 한국미술의 정체성 수립하는데 전력을 기울인다는 계획도 나왔다.

하지만, 재임 기간이 3년인 관장으로서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정리한다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윤 관장은 "통사 작업은 단기, 장기로 이원화를 통해 필요한 현 단계의 미술사 연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개인이 통사 작업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연구역량을 통원해 우리 미술의 골간을 이번 기회에 생각해 보자는 의도"라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정체성은 전체주의에서나 나올 수 있는 발상이 아니라 통사 하나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우리 미술계 수준을 제대로 자리 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관장이 밝힌 비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유관 기관과 협업체계를 공고히 마련해 기관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항목도 들어있다.

또한, 미술관 내 분산 운영되고 있는 국제 업무를 통합, 활성화해 국제교류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는 포부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신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비전 설명회에 함께한 윤범모 관장이 비전을 밝히고 있다'.(사진=왕진오 기자)

하지만 다양한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서 우선 해결해야 문제는 인력 문제다. 윤 관장은 "학예실은 전문성과 사명감이 필요한 분야다. 사명감을 바탕으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는 학예실이 되도록 역량을 투입해 노력하겠다"라며 "계약직으로 구성된 학예사들을 정규직 전환과 신규 인력 충원도 생각하고 있다. 인력 안정화를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취임 1개월이 지난 후 세상에 나온 윤범모 신임 관장의 비전은 아직은 구체적이지 않아 보인다.

여전히 사퇴를 하라는 미술계 일각에서의 주장과 그저 '자신의 역량이 부족해서 나온 이야기니 훌륭한 미술관을 만드는데 혼신의 열정을 통해 성과로 답을 하겠다'라는 말만 맴돌고 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