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고구려 장수왕이 제19대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기리고 부왕의 유언 형식을 빌어 능을 키지는 수묘인들에 관한 제도개혁을 알리고자 세운 광개토대왕비는 한중일 고대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의 중요한 자료 중 하나다.

'광개토대왕비 탁본첩'.(사진=왕진오 기자)

총 1,775자가 새겨진 광개토대왕비 비문의 쟁점은 '신묘년조(辛卯年條)'의 해석과 이를 둘러싼 비석의 변조 여부였다.

신묘년조는'왜이신묘년래도해파백잔□□신라이위신민(倭以辛卯年來渡海破百殘□□新羅以爲臣民)'이며, 주요 논점은 '도해파(渡海破)'의 주체를 누구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와 자구(字句)가 일부 변조됐는지의 여부이다.

초기 연구를 주도했던 일본 학계에서는 '도해파'의 주체를 왜(倭)로 보고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의 주요 근거로 삼아왔다.

하지만 정인보(鄭寅普), 박시형(朴時亨) 등 남북한 학계에서는 도해파의 주체를 고구려 광개토대왕으로 보아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한·중·일 고대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 자료의 다양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한 사료로 평가되는 '광개토대왕비 탁본첩'이 3월 21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인사동 고미술품 전문 경매사 칸옥션이 진행하는 제10회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

경매에 나오는 탁본첩은 한 면에 6글자씩 탁본해 총 4책으로 꾸며져 있으며 1900년대를 전후로 제작된 석회탁본으로 추정된다.

'광개토대왕비 탁본첩'.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다른 석회 탁본과 비교해 봤을 때 명문의 윤곽이 비교적 잘 드러나 있고,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추정가 3억~6억 원.

순종비 순정효황후의 백부인 윤덕영의 집을 그린 심전 안중식의 '벽수거사정'도 출품된다. 추정가 6천만~1억 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윤덕영의 호인 벽수(碧樹)는 순종이 하사한 것으로, 윤덕영의 집 안에 있는 커다란 노송과 은행나무가 있었는데 순종은 벽동(碧)과 나무(樹)의 뜻을 차용해 윤덕영에게 '벽수'라는 호를 내리고 벽동에 있는 집에도 '벽수거사정'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에 심전 안중식이 그림을 그리고, 창강 김택영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글을 짓고, 석운 권동수는 글씨를 써 이 일을 기념했다.

'석파 이하응의 '석란'.(사진=왕진오 기자)

이 작품은 안중식이 그림을 그리기 전 스케치한 초본까지 함께 남아있어 미술사적인 가치가 높다. 또한 회화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당시 건축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외에도 조선통신사와 관련된 12폭 병풍과 일본의 조각가이자 조선 도자기 연구가로 잘 알려진 아사카와 노리타카의 '조선도자' 회화 2점, 휴대용 지도격인 '수진팔도지도첩', 해강 김규진의 '삼풍당조', 석파 이하응의 '석란', 추사 김정희의 '서간', '다향실' 편액 등 회화 70점, 서예 54점, 공예 11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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