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3월 슈퍼주총 데이가 다가오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약 630조 원을 굴리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올해 스튜업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한 이후 첫 정기 주총이라는 점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2216사) 중 삼성전자 등 484개사가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정기주주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9일까지 708곳이 정기 주총을 확정했다.

주요 기업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오는 20일에 SK하이닉스 22일, 현대자동차 22일, 셀트리온 26일, LG화학 15일, 삼성바이오로직스 22일, 한국전력 22일, 포스코 15일, 네이버 22일, 삼성물산 22일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특히 22일에 주총 쏠림현상이 나타나 시총 상위 10곳 중 6곳이 개최되는 등 22일에만 상장사 198곳(28%)이 주총을 갖는다.

이런 가운데 올해 주총은 주주친화정책을 앞세운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첫 주총이 열려 그간의 침묵을 깨고 어떤 목소리를 낼지도 관심사다.

국민연금 11개사에 대해 반대표 예고

우선 국민연금은 지난 12일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0일까지 주주총회를 여는 2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미리 공개한 바 있다.

이는 국민연금 민간전문가 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지난달 주요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에 공개하기로 한 결정에 따른 것이다. 대상은 국민연금 지분율 10%이상이거나 국내 주식투자 포트폴리오 중에서 비중이 1% 이상인 기업이다.

이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3개 상장사 중 11개 사에 대해 1개 이상의 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경영진에 대한 견제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신세계, 농심, 서흥, 현대위아, 한미약품 등이 그 대상이다. 여기에 LG상사, 풍산, 현대글로비스, LG하우시스, 아세아 등에 대해서는 이사 보수 한도액, 정관 변경 등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사전 예고했다.

이 같은 행보는 국민연금이 기관투자자들을 우군으로 확보해 주총 의결권 대결을 유리하게 끌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간 국민연금이 반대한 상장사 주총 안건이 실제 부결로 이어진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번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더불어 행동주의 펀드들의 반란이 성공할 지도 관심사다.

한진그룹 vs KCGI…주주제안 자격 법정까지

우선 이번 주총 최대 관심기업은 한진칼과 한진(27일)으로 꼽힌다. 한진그룹의 지주역할을 하고 있는 두 회사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공세로 주목받은 바 있다.

KCGI는 한진칼과 한진 지분을 확보해 2대주주로 올라선 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를 견제하고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며 공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감사·이사 선임 및 이사 보수 한도 제한 등을 주총 안건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한진그룹과 소송전으로 비화되며 법정 공방까지 병행하고 있어 신경전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특히 KCGI의 주주제안 자격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1심에서는 KCGI가 승기를 잡은 상태다. 한진칼 측은 상급심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이사회를 미루는 등 주총 날짜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현대차와 엘리엇 전쟁…3000원 vs 2만1967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오는 22일 주총에서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과 배당 규모 등을 놓고 표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은 지난달 28일 공개한 ‘현대차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향후 5년간 미래 자동차 기술 개발 등에 45조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현대차 계획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현대차, 현대모비스가 각각 5조8000억 원, 2조5000억 원 등을 양사 합쳐 8조3000억 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엘리엇이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 추천을 통해 이사회 장악 시도를 하고 있어 현대차는 부적합성 등을 적극 알리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노조가 회사편을 들고 나섰고 양대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도 현대차 안건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놔 초반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표 대결로 압축되는 만큼 결과는 주총이 끝나봐야 알수 있어 양측의 신경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홈쇼핑 등 펀드 측 배당 확대 요구에 몸살

현대홈쇼핑 주총에서는 현 경영진과 행동주의 펀드의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계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와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오는 28일 주총 안건으로 자사주 매입·소각·배당 증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한솔홀딩스(주주연대, 26일), 무학(SC펀더멘털, 27일), 강남제비스코(SC펀더멘털, 21일), KISCO홀딩스(한투밸류자산운용·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29일) 등도 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의 배당 확대와 이사 선임 등의 요구에 직면해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의 주총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주총에서 유례없이 많은 주주가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주주만 78만 명…주총 아수라장 예고

삼성전자는 액면분활로 인해 주주수가 5배가량 증가했다. 이에 실질주주는 약 78만 명으로 국내 상장사 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전자투표 도입을 배제한 채 올해도 여전히 오프라인 주총을 고수하고 있어 주총장에 일대 혼란이 일어난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밖에 오랜 기간 우호세력 관계를 유지했던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과 삼양식품의 대결로 흥미진진하다. HDC현산은 오는 22일 삼양식품 주총에서 정관 변경 안건을 두고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배임이나 횡령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이사를 결원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이 추가된 정관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그의 아내인 김정수 사장은 이사진에서 배제될 수 있다.

HDC현산은 그간 오랜기간 삼양식품의 백기사 역할을 해왔다. 이에 삼양식품 지분 16.99%를 보유하고 이다.

HDC현산 측은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의 경영 투명성에 저해되는 요인이 발생했다”면서 삼양식품 오너 일가를 정조준하고 있어 향후 양측이 어떤 관계를 모색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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