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보잉737맥스8(B-737-MAX-8)’ 추락사고에 따른 우려로 지난주 큰 폭의 하락을 보였던 항공·부품주가 한·중 항공회담 합의 소식에 상승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열린 항공회담 결과 양국 간 운수권 설정 및 관리 방식을 70개 노선별에서 4개 권역별로 변경하고 운수권을 주 70회(여객 60회, 화물 10회) 증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이날 항공·부품주가 대부분 상승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은 2.38%(800원) 오른 3만4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에어와 제주항공도 각각 3.33%, 2.87% 상승했으며 에어부산도 0.32%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만 티웨이항공은 보합 마감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0.72%(30원) 하락한 41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부품주도 상승을 보였다. 아스트는 4.26%(550원) 상승한 1만345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샘코도 각각 4.00%, 3.08% 올랐다. 다만 하이즈항공은 이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한국항공우주는 0.13%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까지만 해도 항공·부품주는 에티오피아항공 추락사고 기종 도입 지연 우려로 항공사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심리가 악화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보잉737맥스8’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항공 소속기 추락사고도 같은 여객기였음이 확인돼 해당 기종의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14일 국토교통부는 국내외 항공사 등에 ‘보잉737맥스8’과 ‘보잉737맥스9’ 여객기의 국내 공항 이착륙과 한국 영공 통과를 금지시켰다.

앞서 국내 항공사들은 대한항공 6대, 티웨이항공 4대, 이스타항공 4대 등 올해 보잉737맥스8 기종 14대를 신규로 도입할 예정이었다. 이후 2027년까지 제주항공 56대를 포함해 총 114대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호주, 싱가포르,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미국 등 20여 개 나라가 이 기종의 운행을 금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 13일 이스타항공은 보유 중인 보잉737맥스 항공기 2대 운항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며,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도 보잉737맥스8에 대한 안전이 입증될 때까지 운항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사고 이후 첫 거래일인 11일부터 사흘간 국내 증권시장에서 티웨이항공은 7.01% 급락했으며 대한항공과 제주항공도 각각 5.19%, 3.42% 떨어졌다. 다만 보잉737맥스 도입 계획이 없던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1.12%, 1.60% 상승했다.

이번 사고는 항공사 주가뿐만 아니라 부품업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보잉 납품업체 아스트는 14일까지 나흘간 15.89% 폭락했다. 이에 아스트 측은 지난 14일 “현재 아스트의 항공기 부품 생산 일정에는 변동사항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납품업체인 항국항공우주도 같은 기간 1.91% 떨어졌으며 하이즈항공도 4.33% 하락했다. 하지만 샘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보합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해당 기종의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물론 항공사에도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한·중 항공회담으로 대부분의 항공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약 370대가량의 보잉737맥스 기종이 운항 중단으로 대체 기종의 투입이 필요한데, 연령이 오래된 비행기가 투입될 경우 정비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보잉737맥스 관련 부품 생산이 줄더라도 A/S 매출, 대체기종의 부품생산 증가 등으로 국내 기업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보잉737맥스 도입 예정이 없으며, 대한항공은 안전 이슈에 대해 대응할 시간적 여유와 대체 항공기, 정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올해 기단 계획에 비춰 단기적으로 국적사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며, 이번 사고가 일시적 가동중단이나 발주 취소로 이어질 경우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수급개선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잇따른 추락사고로 제조사 보잉이 해당 기재의 인도 중단을 결정해 연내 해당 기종 도입이 예정돼 있던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이 기재 도입을 보류할 수 있게 됐다”며 “항공사들은 단기적으로 공급 확대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한 가운데 근거리 여행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만큼 저비용 항공시장의 수급 우려가 당분간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항공회담의 결과로 중국 노선의 회복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THAAD)로 인한 한·중 관계 악화 과정에서도 중국 노선을 꾸준히 운항했고, 2019년 보잉737맥스 도입 계획이 없이 신규 기재 여력이 충분한 제주항공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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