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균형인사 비서관 개입 정황
‘탈원전 걸림돌’ 인사들도 압력사퇴

환경부 산하기관 ‘블랙리스트’
전임 내쫓고 ‘캠코더’ 낙하산
청와대 균형인사 비서관 개입 정황
‘탈원전 걸림돌’ 인사들도 압력사퇴
▲ 환경부발 블랙리스트가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환경부 산하기관 블랙리스트 사건이 가관이다. 촛불정권 기세를 믿고 신 국정인사 적폐를 자행한 꼴이기 때문이다. 최근 검찰수사 관련 일부 보도에 따르면 전 정권하에 임명된 임원들을 압력으로 내쫓고 ‘캠코더’ 낙하산으로 교체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어 환경부 산하기관뿐만 아니라 ‘탈원전 후폭풍을 겪고 있는 원자력 관련 기관에도 친문 캠코더가 무더기로 진군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공모 청와대 개입

환경부 산하 환경공단 상임감사 1차 공모에서 청와대가 추천한 문캠프 출신 특보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하자 청와대 균형인사 비서관이 호통 치며 경위서를 제출토록 요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검찰은 이와 관련 청와대 균형인사 비서관실 행정관을 조사한 후 곧 신미숙(52) 비서관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는 내용이다.

균형인사 비서관 신 씨는 이미경 전 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서도 활동하고 노무현 청와대 행정관 경력도 쌓은 ‘캠코더’ 인맥이다. 신 비서관의 호통에 따라 환경부는 즉각 서류심사 경위를 보고하고 당시 안병옥 환경부 차관도 청와대를 방문, 설명했지만 한 달 만에 경질됐으니 청와대의 질책이 어떤 수준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 뒤 환경부는 재공모 과정을 통해 환경공단 이사장에 장준영 참여정부 비서관, 상임감사에 문캠프 출신 유성찬 씨를 임명했으니 바로 캠코더 낙하산에 성공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공단 임원추천위를 민주당, 문캠프 위주로 구성함으로써 “문캠프 출신들이 문캠프 출신 후보들을 면접하고 선정한 꼴”을 연출했다. 이때 청와대 측이 사전에 면접 질문지와 공단업무 계획서 등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임추위 홍종호 위원장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서 4대강 조사․평가위원장을 맡아 금강, 영산강의 3개 보 해체, 2개 보 상시개방 결론을 끌어내 발표한 바 있다.

8개 기관 임원 24명 사퇴동향 문건

당초 특감반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가 나오자 청와대는 ‘블랙리스트란 전 정권의 적폐’라는 주장으로 펄쩍 뛰었지만 검찰 수사 진전에 따라 너무나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김 수사관은 지난해 초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감찰하면서 “산하기관은 별일 없나요”라고 물었더니 감사관실 직원이 자진하여 ‘산하기관 임원 사퇴동향 문건’을 건네주더라고 밝힌바 있다. 이 문건에 8개 기관 24명 임원들의 임기와 사표제출 현황이 담겨 있었으며 일부는 ‘사퇴요구 반발’이라는 사실도 적혀 있었다고 한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경우 지난해 8월 국회에 출석, “산하기관 임원 선임권한은 내게 없었다”고 실토, 증언했었다. 이와 관련 당시 청와대에서는 산하기관 임원교체 관련 역할이란 ‘적법한 감독권 행사’ 차원이라고 말했었지만 실제 사퇴압력에 이어 후임 낙하산 임명까지 개입한 행위를 어찌 적법한 감독권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청와대 인사수석실은 신참 5급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카페로 불러내 “육군인사 선발절차 좀 듣고 싶다”고 말하고 “후반기 장군진급 가능 대상자 명단을 달라”고 한 무서운 기관 아닌가.

반면에 기재부 신재민 전 사무관이 민간기업인 KT&G 사장 교체에 청와대 압력이 개입한 사실과 적자국채 발행 압력을 폭로하자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정권이다. 신씨는 “촛불정권 하에서는 내부고발을 들어줄 것으로 믿고 폭로했다”고 밝혔지만 검찰고발 등 압박감에 자살을 기도하지 않았는가.

탈원전 걸림돌 제거… 캠코더 낙하산 18명

자유한국당이 탈원전 정책에 걸림돌이 되는 인사들을 압박으로 몰아내고 캠코더 낙하산으로 임명한 곳이 11곳, 18명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를 맡고 있는 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성게용 전 원자력안전기술원장이 임기 절반을 남겨두고 사퇴압력으로 쫓겨났다고 지적했다. 또 하재주 전 원자력연구원장도 과기부 국장급을 통한 사퇴압력으로 끝내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국당이 밝힌 원전 관련 친문 낙하산은 장백건 원자력의학원 감사, 김혜정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 강래구 한수원 이사, 김명경 한전원자력연료 감사, 윤순진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탈원전 공약을 뒷받침해온 반핵, 환경운동권 인사 수십 명이 한수원, 원자력연구원, 원전안전위원회 등에 낙하산형으로 진출하여 거의 ‘홍위병’ 수준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나왔었다. 탈원전을 반대하는 전문가들과 일반 국민들의 호소와 절규가 넘치지만 미세먼지 난리 속에서도 탈원전 정책의 수정․보완 검토조차 할 수 없는 것도 이 같은 원자력계의 친문 낙하산 인사들의 압력 작용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 정권하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대통령비서실장, 정무수석 등에게 중형을 선고한 시점이다. 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원전 관련 블랙리스트가 전 정권의 적폐와 무엇이 다른가. 비단 환경부뿐이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촛불정권 기세하에 점령군 식으로 군림하면서 거의 모든 부처 곳곳에 ‘캠코더’를 심지 않았느냐는 말이다. 검찰수사가 속도를 내어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처리가 이뤄지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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