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북미핵 협상이 결렬되면서 북미 간 냉각기가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수권(전 세계문인협회 부이사장, 수필가) @이코노미톡뉴스] 미·북 하노이 2차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를 가늠할 카드로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다른 핵시설에 대한 검증과 사찰을 주장 했지만 김정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이 핵폐기 의지가 있었다면 미국 측이 구체적으로 제시한 자료나 추가 핵시설에 대한 지적 등에 당황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는 비핵화의 근본적인 의지가 없음을 시인한 것이다. 아니면 우리 군사력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행동일지 모른다. 우리의 군사력(미군 포함)은 세계 최강이다.

이명박 정부 초입 때 본지 필진들과 함께 정보기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전 정부들의 느슨한 대공업무를 따져보기 위해서였다. 상황실 같은 공간으로 안내되어 브리핑을 받고 시설들을 견학했다. 실시간으로 인공위성에서 보내온 정보와 자료는 거리를 달리는 차량들의 차종은 물론 차량번호까지도 식별 가능한 대단한 시스템 이었다.

위정자나 국민수준만 뒷받침 된다면 우리의 안보는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북한은 이미 우리와는 상대가 되질 않는다고 단정했다. 세상의 경험이 전무한 애송이 지도자가 리더하는 3대세습 왕조국가 북한, 18세기 수준에 머물러 버린 국민의식, 조선말기의 우리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스스로 깨어나지 않으면 그들을 도와 줄 수가 없다.

10년 전 일이다. 외방 선교회 소속 외국인 신부를 오랫동안 후원한 적이 있다. 연1회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외곽 지역의 병원들을 돕고 의료지원 등, 봉사활동을 하는 외국인 신부님들의 단체다. 필자는 작은 정성을 보탰다.

북한의 전력사정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 한다. 수술 중에 정전이 되어 인명사고가 다반사로 일어난다고 한다. 그런 병원에 발전기를 설치해 주는데 후원했다.

신부는 방북결과를 스냅사진을 첨부해 주민들의 생활상을 알려 주었다. 평양을 벗어난 지역은 아직도 농경사회 그대로였다.

하노이 미·북 회담이 결렬되면서 중재자임을 자임해온 문재인 대통평의 처지가 난감하게 됐다. 지난 1년 가까이 “거짓 비핵화 쇼”에 또 놀아난 것이다.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시작된 1차 북핵위기 이후 북한은 수차례 협상과 도발로 국제사회를 속여 오면서 시간을 벌었다.

북한의 핵개발은 6.25전쟁이 끝난 60년대부터 시작했다. 이해 관련 국가들이 국제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기하고, 한반도의 안보를 확립하기 위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을 위해 다자회담을 가졌다.

핵당사국인 한국과 북한, 주변 강대국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참가한 이른바 6자회담이다. 회담은 2003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2008년까지 6자합의에 의해 회담을 운영했다. 그러나 2008년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표류상태에 빠졌고 유엔 안보리가 북한 규탄 의장성명을 채택하자, 북한이 반발하며 회담을 거부했다. 그리고 북한은 도발을 계속했다. 천안함 침몰(2010년 3월 26일)과 연평도 무차별포격(2010년 11월 23일) 등 북한의 연이는 도발로 남북 및 북미 관계가 경색되면서 회담은 파국을 맞았다. 회담의 주요내용은 “북한의 핵시설 폐쇄와 불능화 핵사찰 수용” 등이었다. 참가국들은 북한의 중유 100만 톤에 해당하는 경제 및 에너지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1994년에는 북한 핵개발 포기 조건으로 국제사례가 함경도 금화지구에 경수로 2기를 제공하는 미·북간에 합의가 있었다. 경수로 사업은 2000년에 시작하여 2003년 12월에 중단됐다. 북핵문제에 진전이 없어 철수한 것이다. 사업비로 (2006년 12월까지) 남한 11억4,600만 달러, 일본4억1,100만 달러, 유럽연합1,800만 달러, 미국이 북한에 중유를 제공했었다.

비핵화 문제는 몇 차례 시도 되었지만 북한은 결정적인 시기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2차 미·북 회담을 지켜보면서, 비핵화문제는 결코 쉽지 않는 문제라는 것을 실감해 본다. 북한과 가까워지면 북이 핵포기에 나설 것이라는 것은 정부의 일방적인 기대였다. 경제가 어렵자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 이니셔티브에 배팅했다는 얘기가 떠돈다. 설마, 그런 형편없는 수준일까?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철수 등은 벌써 그 원인 제공을 누가 했는지, 망각하고 있는 듯 하여 한심스럽다.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의 피살사건. 개성공단 철수는 (2016년 2월) 북한 근로자 철수조치로(2013년 4월∼9월까지) 가동이 중단된 게 빌미가 되었으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북 압박 카드 일환으로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그리고 철수했다. 북한은 미국과 동맹인 남조선은 플레이어(선수)이지 중재자가 아니라고 했다. 남(南)을 이용할 뿐이지 우리가 바라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북이 핵을 포기할 거라는 안이한 기대, 민족 형제라는 감상론으로 대북 정책을 추진해선 안 된다.

많은 아픈 경험을 하면서도 북을 그렇게도 모를까? 국제 사회가 협력하면 더 빨리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북한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북한은 이제 한계점에 와있고 결국은 망한다”는 결론이다. 시대의 흐름을 타지 못한 김정은의 통치 능력은 그 수명이 다했다는 게 정설이다.

우린 지난 역사 속에서 흥망성쇠의 국가들을 잘 보아 왔다. 미래를 예비하는 투명하고 깨어있는 의식을 갖췄을 때 역사는 축복으로 다가 오게 된다. 일당독재, 3대 세습왕조를 지켜보면서, 북한의 미래가 우리의 역사에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까?

참 평화(平和)는 의식이 같은 사람이나 집단과 함께 기쁨, 슬픔,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먹을 것만 나누는 것은 그냥 순간만을 나누는 거짓 평화다. 일당독재, 3대 세습왕조를 지켜보면서, 한민족의 기질과 근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왜? 그곳은 민중혁명이 불가능 할까? 이 또한 아이러니이다.

왜? 우린 거짓 평화에 들러리를 서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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