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키우라…“25년 전에도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노력 있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비메모리 육성' 전략에 문 대통령이 '지원사격'을 덧대고 있다.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비메모리 육성' 전략에 문 대통령이 '지원사격'을 덧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육성을 계획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연이어 힘을 실어 준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현상을 완화하는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하며 비메모리 분야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지난 1월 ‘기업인과의 대화’ 참여를 위해 이 부회장이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비메모리 분야 육성 의향을 밝힌 이후 문대통령의 지원 사격이 이어진 것으로, 당시 문 대통령은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반도체 시장을 챙기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는 이 부회장이 문 대통령의 '반도체 경기'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진출'에 대한 질문에 “좋진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기업이 성장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답했던 것에 대한 지원의 의미로 풀이됐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 1월 30일 홍영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이 화성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하며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육성 의지를 확인시키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이번 국무회의를 통해 지시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력 향상 방안 마련’은 이 부회장에 대한 연이은 지원사격으로 비춰지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내고 중소기업 살린다고 말은 하면서도 소득주도성장이 잘 안되니까, 경제부총리도 여기저기 대안을 내려고 노력은 하는데 힘들어 보인다”며 “각 분야의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풀어내야 하는데 무조건 지원만 하려고 하다보면 엇박자가 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지원 타겟은 어쩔 수 없이 특정 기업이 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 주력 기업인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최고 수준의 메모리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더욱 집중하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로의 확대나 이 분야 육성을 위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비메모리 분야의 생산은 전체 매출의 1%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마저도 CIS(이미지센서)에 한정되어 있는데다 이 분야 주력 제조사인 SONY가 초고화소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는 달리 중·저화소 제품으로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수출에만 국한돼 있다.

일각에서는 메모리분야 시장이 오름세와 하락세를 반복한다고 해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발전하는 시기와 조정되는 시기를 거듭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봐서 움직여야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일단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에 오랜 시간 공들여 왔고 모바일 AP 분야에서는 나름대로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으니, 대통령이 비메모리 분야 지원을 언급한 것이라면 그런(삼성이 잘하는) 쪽이나 관련 분야로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비메모리 분야 가운데 수익성이 나오는 분야들 특히 PC나 서버용 CPU, GPU 및 모바일 AP 분야는 인텔, 퀄컴, 엔비디아, AMD 등 미국 경쟁사들이 많다”며 “중국에도 모바일 AP를 제조 생산하는 미디어텍 같은 기업이 있고 최근 미국이나 중국에서 떠오르고 있는 비메모리 분야 신흥 업체들과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외 업체들의 생태계가 잘 형성되어 있지 않아 아쉬운 부분은 많지만 비메모리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부터 PC등에 들어가는 CPU 및 GPU 그리고 향후 자율주행차 등의 외부 사물 인식을 위한 이미지센서(CIS) 등 큰 폭에서 D램과 낸드를 제외한 모든 분야이므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활성화 하고 육성 발전시키자는 이야기는 25년 전부터 변함없이 이어져왔다”며 “이를 키우고자 하는 의지는 있었으나 현재까지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겠나. 먼 미래를 전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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