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젊은 작가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2004년 이후 꾸준히 진행된 '금호영아티스트' 공모전의 궤적을 한 눈에 조망하는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3월 21일부터 막을 올린 '금호영아티스트: 16번의 태양과 69개의 눈'을 통해서다. 금호미술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는 16번의 공모를 통해 선정된 69명의 작가와 함께 2000년대 중반 이후 미술 현장의 양상과 신진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의 현황을 진단하고 점검하는 자리이다.
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꾸준히 발굴해 온 금호미술관은 35세 이하 대한민국 국적의 작가를 대상으로 평면, 입체, 다중매체 등 장르의 제한 없이 3차 심사를 통해 선정하고 있다.
기관과 대안 ·신생공간, 그리고 시장의 교집합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가능성을 모색해 온 금호영아티스트는 여타 프로그램들과의 차별화 속에서 젊은 작가들에게 개인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꾸준히 소개하며 국내의 대표적인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3월 21일부터 4월 21일까지 열리는 1부 전시에는 2005년 3회 공모까지 선정되어 2006년 하반기까지 금호영아티스트 개인전을 진행한 21명 중 19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강석호, 강유진, 박진아, 박형근, 박희섭, 송명진, 아르장탄리, 오병재, 오진령, 우종택, 윤정선, 이문주, 이우림, 이지은, 임자혁, 임태규, 정규리, 정재호, 최준경 등이다.
강유진 작가는 캔버스 위에 대립적인 요소들과 다양한 표현 양식들을 중첩시킴으로써 일상적 공간과 사물을 낯선 풍경으로 재구성한다.
캔버스의 평면성과 회화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송명진 작가는 전시에서 견고하게 구성된 녹색조 화면으로 대표되는 형식과 촉각성을 통해 회화의 본질에 몰두하는 근작의 경향을 함께 보여준다.
오병재 작가는 일상적 사물이나 공간을 다시점이 한 화면에 공존하는 역원근법으로 재현함으로써 대상들 간의 긴장 관계를 가시화하고, 사회적 시선이 개입된 관습적인 시각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존재와 사라짐의 주제를 연구해 온 이지은 작가는그리거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파내어 버리는 방식으로 기억 속의 이미지를 조형하고 기록한다.
한국화 매체의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이어 오고 있는 우종택 작가는 근작에서 몸의 기억으로부터 삶과 죽음의 시원, 존재 이전 무의식의 원형을 불러내며 직관적인 조형미와 에너지를 분출한다.
박희섭 작가는 자개를 재료로 오방색과 십장생, 기암괴석 등을 형상화해 동양의 전통적인 주제들을 다루며 동양화와 서양화, 구상과 추상, 전통과 현대 등의 경계에서 예술을 탐구하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강석호 작가는 인물의 서사나 맥락이 제거된, 회화적 대상으로서의인체를 부분 확대해 그림으로써 그리기의 방식을 탐구해 왔다.
임자혁 작가는 일상의 풍경과 사물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발견하고, 파생되는 생각과 감정들을 선,면,모양 등 간단한 회화의 요소로써 구현하며 시각적으로 자유롭게 풀어내 보인다.
이우림 작가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무표정한 자태로 현실과 분리된 다른 차원의 숲 속에 있는 듯한 인물들을 그리며 안식과 위안, 유토피아에 대한 갈망을 작품에 투사한다.
임태규 작가는 전통 한국화 기법을 재해석해 마치 만화 속 캐릭터들과도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장면들을 그리고, ‘주변인’으로 상정되는 인물들을 통해 소외된 존재들에 대한 고찰을 드러낸다.
서로 연관성 없어 보이는 사물과 사건들이 부유하듯 펼쳐지는 정규리 작가의 작품은 독해가 불가능한 이미지를 통해 예측 불가능한 삶에 대한 작가의 희망적 시선을 담았다.
사진 매체를 통해 존재를 탐구하는 오진령 작가는 찰나의 웃음을 포착한 '웃음 시리즈' 시리즈를 전시한다.
이유 모를 웃음을 짓고 있는 익명적 인물들은 모든 맥락과 상황을 떠나 천 뒤로 몸을 감추고, 오로지 웃는 얼굴로만 관람자와 직면한다.
상상력에 기댄 사진 이미지로 현실 세계와 지각 사이의 불일치를 펼쳐 보이는 박형근 작가의 'Tenseless' 시리즈는 숨죽인 듯한 적막과 조작된 장면들을 통해 미스터리하고 강렬한 부재의 공간으로서 자연을 묘사한다.
아르장틴리 작가는 기계적 이미지를 통해 테크놀로지 시대와 현대 사회에 관한 자신의 시각을 펼쳐왔다.
'플러스 마이너스'는 가상세계에서 개인들이 맺는 관계를 분석하면서, 우리의 미래에 대한 대조적인 시각들 –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향한 질문들의 여정을 공유한다.
최준경 작가는 초기 작품에서 절반은 실존하는 풍경을, 나머지 절반은 선택된 현실 공간을 대칭시켜 그리며, 허구와 진실이 교묘하게 조작된 몽환적 풍경을 통해 인간의 시각에 대한 작가의 의문을 담아냈다.
특별하지 않은 삶의 자연스러운 풍경과 인물들을 그리는 박진아 작가는 일상으로부터 주관적인 정서와 인상을 포착하면서도 대상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적막감이 감도는 장면으로 그려낸다.
윤정선 작가는 자신이 머무는 공간과 주변의 풍경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을 채집한다. 세밀한 관찰과 묘사로 재현된 익선동 골목의 담벼락과 평면성을 부각시킨 화면과 미묘한 색채 변화를 통해 특정 공간을 연상시키기보다는 정교하게 쌓인 시간의 흔적에 대한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사라질 도시의 풍경을 기록한 정재호 작가의 작품에서 기념비적으로 그려진 건물의 파사드는 작가의 사회적인 반성의 시선을 고요하면서도 견고하게 담아내고, 작가의 문제 의식은 점차 근대성에 대한 성찰로 확대된다.
이문주 작가는 쇠락하는 도시와 개발 예정지의 허물어지고 황폐화된 풍경을 회화로서 몽타주 한다.
이질적 요소들과 다양한 기호가 재조합된 작품은 작가가 거리를 두어 목격하고 관찰한 특정 지역의 미시사를 담는 동시에,파괴와 재생을 반복하는 도시의 순환의 생태를 드러낸다.
한편, 4월 30일부터 5월 26일까지 2부, 6월 4일부터 6월 30일까지 3부 전시를 통해 금호영아티스트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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