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업계, 중국 진출 확대 기대감 상승…흥행 가능성도 충분

- 판호 발급 재개에도 대기줄 길어…증권사, “연내 출시 어렵다”

<사진=펄어비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펄어비스가 중국 게임사와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게임 종목 주가가 힘을 받았다. 중국의 판호(서비스 허가권) 발급도 재개되면서 한국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다만 2017년 사드 이슈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은 중단된 상태여서 출시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NHN엔터테인먼트가 4.00%(3400원) 오른 8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위메이드도 1.60% 상승하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 외에도 액토즈소프트 4.23%, 와이제이엠게임즈 2.01%, 컴투스 1.56%, 더블유게임즈 1.32%, 액션스퀘어 1.03%, 미투온 0.47%, 넷마블 0.40%, 조이시티 0.32% 등이 상승 마감했다.

반면 펄어비스는 2.50%(4300원) 하락한 16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엔터메이트 -1.42%, 웹젠 -1.02%, 엔씨소프트 -0.40%, 베스파 -0.35%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이들은 전일 상승으로 소폭의 조정을 받았으나 상승 폭이 하락 폭 보다 커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풀이다.

지난 28일 주가 상승의 주 요인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퍼블리싱(유통) 계약 체결 소식이다. 펄어비스는 이날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출시를 위해 중국 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시에 7.22%(1만1600원) 상승한 17만2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펄어비스의 계약 소식에 게임 관련 종목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엔터메이트가 15.43% 급등했으며 엔씨소프트도 4.08% 올랐다. 넥슨지티 3.93%, 넷마블 2.89%, 베스파 2.32%, 위메이드 2.25%, 웹젠 1.29%, 신스타임즈 0.80%, 게임빌 0.62% 등이 상승했다.

펄어비스의 중국 계약 소식으로 해외업체들이 받는 외자판호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판호’란 게임 등 문화 콘텐츠에 대해 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현지 서비스 허가권을 말한다.

중국신문출판광전총국은 2017년 3월부터 한국 게임에 판호 발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2018년 3월부터는 모든 신규 게임에 대해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현지 게임에 한해 내자판호를 발급하고 있다.

판호 발급이 재개되며 지난 18일에는 팩토리얼게임즈의 ‘로스트킹덤’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중국 게임이 판호를 받았다는 소식에 액션스퀘어가 강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중국 관련 IP 라이선스 사업을 전개중인 위메이드, 웹젠도 이날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中, 외자판호 발급 관건

증권업계에서는 펄어비스의 이번 계약 체결 소식으로 국내 게임 업체들의 중국 진출 기대감이 상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사드 이슈 발발 이후 국내 업체들의 게임 중 중국 업체들과 계약을 맺은 게임이 손에 꼽을 정도여서 이번 발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최근 조금씩 발급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판호가 하반기 중에는 외자판호까지 풀릴 것으로 전망돼 펄어비스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 업체들에 대한 중국 진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텐센트가 출시한 모바일 신작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게임) ‘완미세계’의 흥행으로 중국 시장 내 MMORPG 수요가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검은사막 모바일의 높은 그래픽 퀄리티, 한국에서 1년 이상 서비스로 축적된 방대한 콘텐츠, 글로벌 지역에서의 운영 노하우 등으로 중국에서 출시될 경우 흥행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판호 발급 시기 예측이 어려워 올해 안에 게임을 출시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판호 승인을 받은 게임 수는 892개로 기존 대비 발급속도가 낮고, 최근에는 기존 신청한 판호 심사 완료 전까지 신규 게임 판호 신청이 중단돼 판호 발급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며 “판호 발급 시기는 예측하기 어려워 펀더멘털보다는 센티먼트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도 “중국 수출 계약 체결 자체는 긍정적으로 판단하나 중국의 외자판호 발급에 대한 리스크가 지속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아직 외자판호 발급이 재개되지 않았고, 지난해 판호 발급 중단으로 자국 게임 처리에 대한 대기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2017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레드나이츠’에 대해 판호 발급을 신청했으며 넷마블과 펍지주식회사의 ‘리니지2 레볼루션’, ‘배틀그라운드’를 포함해 약 10여 개의 국내 게임이 판호 발급을 신청했지만 2년 동안 판호를 발급받지 못했다. 펄어비스도 마찬가지다.

그는 “2017년 3월 중국 스네일게임즈를 통해 검은사막 온라인이 판호 발급을 신청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발급되지 않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의 연내 출시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작 출시에 게임주 상승

한편 올해 상반기 꾸준한 신작 출시로 게임 시장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국내 게임사 주가는 올해 들어 상승세다. 다만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일부 게임사들은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은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올해 2만5950원으로 시작해 29일 5만8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3개월 동안 95.76% 급등했다. 최근 중국 게임사와의 IP 침해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주가가 2배 가까이 올랐다.

NHN엔터테인먼트도 5만7300원으로 시작해 이날 8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올초 대비 54.45% 상승했다. 디즈니·라인과의 협업으로 2분기 중 ‘라인 디즈니 컴퍼니’를 출시할 예정이며 닌텐도의 IP ‘닥터 마리오’를 활용한 ‘닥터 마리오 월드’도 출시가 예정돼 있어 이에 대한 기대감에 예약자가 몰리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넥슨 경영권 매각으로 수혜를 입은 넥슨지티도 올초 대비 78.13% 상승했으며 액토즈 소프트 42.63%, 베스파 25.44%, 네오위즈 15.10% 등도 급등했다.

게임 업종 대형주인 넷마블도 올해 들어 12.11% 올랐으며 엔씨소프트도 6.32% 상승을 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BTS월드’를 출시할 예정이며 엔씨소프트는 지난 27일 ‘리니지 리마스터’를 출시했다.

반면 펄어비스는 올해 19.19% 하락했지만 검은사막의 안정적인 일본 매출과 더불어 중국과의 계약 체결로 반등을 노리고 있으며, 컴투스(-19.07%)도 스카이랜더스의 아시아 지역 출시가 예정돼 있어 주가 상승의 여지는 남아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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