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항공분야 국민참여위원단, 제2의 위버링겐 항공사고 발생 우려…국민안전 소홀 지적

▲ 공항 관제 시설 및 근무환경이 가장 열악한 곳으로 지적받은 제주공항.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토교통부 항공분야 국민참여위원단이 국내 대형 항공관제 사고 가능성을 경고하며 크게 우려를 표했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교통관제 분야 조직진단을 수행 중인 80여명의 국민참여위원단이 이구동성으로 국내 대형 항공관제 사고 가능성을 우려하고 나섰다.

국토부 서울지방항공청은 지난달 5일부터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항공교통관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항공교통관제 조직·인력·제도개선 사항 등에 관해 국민이 직접 현장 실사를 통해 의견을 제시하는 국민참여 조직 진단 활동을 수행해 왔다.

항공교통관제란 비행기 이착륙은 물론 비행 항로 전 구간에서 조종사와 교신하며 모든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책임지는 국가 업무에 해당한다.

서울지방항공청은 이날 국토부 국민참여 조직진단 결과보고를 통해 항공교통량의 급증, 항공교통관제 인력 부족에 따른 관제업무 피로도 증가, 항공관제장비 노후화에 따른 잦은 고장의 세 가지가 동시에 맞물릴 경우, 공중에서 두 비행기가 충돌했던 2002년 독일 위버링겐 사고와 같은 대형사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위버링겐 사고는 45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총 71명의 탑승자가 전원 사망한 초대형 사고로, 당시 야간 인력 부족 등으로 두 대의 관제모니터를 동시에 담당하던 관제사의 실수와 장비 고장 등이 맞물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국토부 국민참여위원단은 관계기관을 상대로 한 광범위한 자료 요청과 검토, 현업 관제사 인터뷰 및 인천·제주 등 전국 공항 주·야간 현장 실사한 결과를 통한 오프라인 집중 토론 등을 토대로 대형 항공안전 사고가 한국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국민참여위원단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국내 항공교통량이 급증하며 한반도 상공에서 전 세계 비행기들이 아슬아슬하게 교차 운행하고 있음에도 국내 항공교통관제 인력은 여전히 국제 권고 인원의 60%에 불과한 후진국 수준으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제주 공항의 경우, 항공통행량 급증과 높은 피로도에 장비의 노후화까지 겹쳐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음을 지적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차광윤 국민참여위원단 공동 대변인은 “정부가 어느 날 갑자기 일터지고 수습한다고 난리 치지 말고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지금부터라도 관제 인력의 준비에 철저해야 한다”며 “과거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인력 구조조정에만 급급한 나머지 국민 안전마저 소홀해 온 정부당국을 향한 성명을 통해 공개 요청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토부 국민참여 조직진단은 항공기를 이용하는 모든 국민의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항공교통관제 업무 현장을 직접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확인하고 문제점을 진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됐으며, 항공 분야 종사자 뿐 아니라 서비스업, 제조업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층이 모여 공동 연구 활동을 수행 중에 있다.

▲ 국토교통부 항공분야 국민참여위원단이 국내에서 제2의 위버링겐 항공사고 같은 대형 항공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DHL 611기 및 바시키리항공 2937기 충돌 사고 후 잔재물. (사진=미연방항공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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