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현 상무, 인보사 판매 중단 설명 <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제조·판매 중단으로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이로 인해 제약·바이오주가 전체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다른 종목까지 여파가 번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이틀 연속 급락했다.

전일 코오롱티슈진은 29.90%, 코오롱생명과학은 29.92% 폭락해 각각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도 코오롱티슈진은 18.43%, 코오롱생명과학은 9.96% 떨어졌다.

지주사인 코오롱과 코오롱우선주도 전일 각각 19.49%, 15.28% 하락했다.

이로 인해 코오롱티슈진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29일 2조1020억 원에서 이틀 만에 1조2020억 원으로 9000억 원가량 증발했다. 시총 순위도 10위에서 21위로 떨어졌다. 코오롱생명과학도 시총이 8580억 원에서 5415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달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의 주성분 중 2액(TGF-β1(세포의 성장을 돕는 유전자) 전달체 형질전환 연골세포)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결과를 받아 심의를 거쳐 인보사의 제조·판매 중단을 요청했으며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인보사의 유통·판매를 중지했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던 중 위탁생산(CMO) 업체에서 생산한 인보사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허가 당시 제출했던 사항인 유전자가 포함된 연골세포가 아니라 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GP2-293)세포가 혼입된 것으로 확인해 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유수현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사업본부장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장세포에서 TGF-β1 유전자를 분리·정제해 연골세포에 삽입하는 과정에서 분리정제가 미비해 신장세포 일부가 혼입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2004년 당시 형질전환세포를 GP2-293세포와 연골세포로 범위를 좁혀 분석한 결과 연골세포의 특성이 발현돼 연골유래세포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15년 전인 2004년과 현재의 기술 수준 차이로 분석 결과가 바뀐 것”이라며 “현재까지 동일한 세포를 이용해 약을 만들어 구성성분은 달라지지 않았고, 2액은 매개체의 역할일 뿐 체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안전성과 유효성의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개별 이슈, 업종 영향 미미해

제약업계에서는 인보사 사건으로 투심이 악화해 제약·바이오 업종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노심초사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다수의 제약·바이오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어 이들의 악재가 코스닥 지수 전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회계 의혹 및 유한양행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임상 중단, 한미약품 베링거인겔하임 폐암 치료제 판권 반환 등으로 이미 주가 하락을 경험한 바 있어 이번 악재에 업종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2일 제약·바이오 종목은 대부분 오름세를 보이며 우려를 피한 모습이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56% 급등하며 이틀 연속 상승했고 셀트리온도 4.40% 오르며 사흘 연속 상승세다.

옵티팜 6.96%, 지엘팜텍 4.97%, 메디톡스 3.05%, 대웅제약 2.70%, 셀트리온제약 2.68%, 삼천당제약 2.15%, 셀트리온헬스케어 1.80%, 일동제약 1.62%, 보령제약 1.23%, 종근당바이오 1.13% 한미약품 1.09%, 바이로메드 0.76% 등이 상승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0.37%(2.76포인트) 오른 739.57로 사흘 연속 상승 마감했으며 코스닥 시장 제약업종도 0.24%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없지만 재검토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사건이 업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개발 단계부터 현재까지 구성 성분을 변경한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경우 식약처가 발표한 대로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없다”면서도 “주성분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관련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임상 3상을 위해 제출한 임상시험용신약 신청서에 기재된 주성분 역시 변경이 필요해 임상 재개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15일 나오는 국내 세포주 시험 분석 의뢰 결과에서 GP2-293 세포 유전자 특성이 발견된다면 식약처와 협의 후 판매 재개 또는 품목허가 재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협의에 걸리는 시간이 관건”이라면서도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판매 중단 소식은 개별 종목 이슈로 제약·바이오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사건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문제일 뿐 제약·바이오 섹터 내 다른 기업들이 이번 사건으로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며 “이번 사태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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