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한 손엔 소주병, 다른 손에는 검정색 비닐봉지를 든 모습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3일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 설치된 '3포로 가는 길_3포 세대' 작품과 함께한 빅터조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그것도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반려동물인 강아지의 외형을 띠고 있으니 더욱 눈길을 모은다. 하나같이 익숙한 우리 삶의 이모저모를 포착해 일상의 모습을 펼쳐놓았다.

조각가 빅터조가 '블랙 코미디(Black Comedy)'란 타이틀의 일곱 번째 이야기를 4월 3일부터 8일까지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제2 특별관에 펼쳐 놓는다.

작품의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바우'는 작가 빅터조가 기르던 개의 이름이다. 어느 날, 바우를 잃어버리고 나서 상실감이 컸지만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작업의 주요 테마이자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서울 인사아트센터 4층에 설치된 빅터조 작가의 '정의의 이름으로?'.(사진=왕진오 기자)

작가 빅터조는 '바우'를 통해 현대사회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의 모습과 희로애락, 꿈과 희망 등을 의인화 했다.

빅터조 작가는 "뉴스를 통해 접하는 세상 이야기는 왜 하나같이 우리를 화나게 하고 억울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많은 걸까?"라며 "평범한 일들이 아닌, 조금은 낯설고 특별한 이야기들로 인해 탄식이 나오기 쉬운 시대를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일까 그가 '바우'를 통해 전하는 세상 이야기는 작가 주변과 우리가 쉽게 접하는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겼다.

빅터조, '갑과 을'.(사진=왕진오 기자)

몇 년째 취업을 못하고 있는 사람, 심한 콤플렉스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 외모에 관심이 많은 사람, 힘이 없어서 부당한 일을 겪은 사람,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좌절을 이겨내고 희망을 잃지 않으며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지언정 누구나 완벽하지 못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빅터조 작가는"수많은 모순과 비극 그리고 부조리가 존재하고 있고, 그런 일들이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고 웃기기까지 한 것이 마치 블랙코미디 같았다"며 "깨지고, 당하고, 억울하고, 답답한 스트레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반전 매력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빅터조 작가의 'Black Comedy'전 설치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전시장에 나온 8가지 에피소드는 복잡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이 눈으로 바라봐도 다름 아닌 우리 현실 속에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겪고 거쳤을 일들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힘든 하루를 술 한 잔 기울이며 희망을 잃지 않고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소소한 웃음과 함께 따스한 토닥임을 주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