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국제자산신탁 인수 공식화…자산운용 인수도 '눈앞'
-표준등급 법에 발목잡혀 대형 M&A는 군침만…비은행 확대 '난항'

▲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손태승 회장이 이끌고 있는 우리금융지주가 지주 출범에 맞춰 본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자산운용 인수에 나서는가 하면 국제자산신탁 인수 MOU, MG손해보험 리파이낸싱 참여 등 비은행 자산 확충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국제자산신탁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 대주주인 유재은 회장 측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인수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곧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과 함께 실사에 착수해 구체적인 가격 및 세부조건을 확정할 방침이다. 

손 회장은 당초 50%+1주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맡기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유 회장 측과 경영권을 놓고 어느 선까지 타협을 볼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 측은 부동산신탁업 추가를 통해 기존 그룹 고객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데다 그룹 내 타 계열사들과의 업무 확장성이 높고 시너지 창출이 용이해 우선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제자산신탁은 지난해 말 기준 수탁고 23조6000억 원, 당기순이익 315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덩치작은 자산운용ㆍ부동산신탁 인수

이와 더불어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ABL자산운용 패키지 인수를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이들 자산운용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데 이어 조만간 대주주인 안방보험과 동양·ABL자산운용 지분 인수를 위핸 SPA(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이 보유한 동양자산운용 지분 73%, 안방에셋메니지먼트가 소유한 ABL자산운용 지분 100%를 1700억 원에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한때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으나 규모면에서 동양·ABL이 덩치가 크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하이자산운용 본 입찰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매각은 지주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최근 우리금융은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서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키움증권(키움자산운용 포함)과, 무궁화신탁 정도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의 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977억 원, 328억 원으로 우리금융이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은행이 법인고객 채권형펀드 영업에 특화돼 있어 채권운용에 강점을 두고 있는 동양자산운용과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동양자산운용이 종합자산운용 라이센스를 보유한 점도 매력적이다. 종합라이센스는 2010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취득한 이후 추가 인가가 없어 진입장벽이 높은 편에 속한다. 전문사모집합투자업,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의 겸업이 가능한 자산운용사는 동양자산운용을 포함 30개 사에 불과하다.

MG손보 리파이낸싱 참여 인수 사전작업(?)

이처럼 우리금융이 중소규모 인수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MG손해보험에 구원투수로 등장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3일 오후 MG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는 실적악화로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권고기준인 150%밑으로 급락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경영개선 권고를 받았다.

이에 MG손보 측은 두 차례에 걸쳐 경영개선안을 제출했지만 퇴자를 맞았고 이번에 제출한 세 번째 경영개선안이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매각 및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받게 된다.

다만 이번 개선안에 우리은행이 MG손보의 새로운 대주단으로 참여해 리파이낸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자구안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MG손보 최대주주인 자베즈펀드가 2013년 NH농협은행, 새마을금고증앙회,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빌린 각각 400억 원, 300억 원, 200억 원 등 총 900억 원에 대해 고금리 자금을 리파이낸싱을 통해 저금리로 바꾸게 된다.

만약 자구안 승인으로 우리은행 리파이낸싱이 실행될 경우 MG손보는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을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리파이낸싱은 자베즈 측에서 각 은행들에 요청해 제안을 했을 뿐”이라며 “리파이낸싱 전제조건은 MG손보의 경영정상화와 자본금 확충이 이뤄진 이후에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G손보 인수 의향에 대해 묻자 “지주출범 당시에도 설명드렸듯이 우리금융의 M&A 순서상 보험업은 가장 마지막에 이뤄질 것”이라며 “IFRS17 이슈 등으로 인해 당분간은 보험업 인수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MG손보 측은 이번 자구안에 리파이낸싱과 외부투자자 유치를 통해 오는 5월까지 2400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캐피탈ㆍ저축은행 인수 시점도 관심

이 밖에 아주캐피탈 및 저축은행 인수에도 이목이 쏠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 최대주주인 웰투시제3호(PEF) 지분 50%와 펀드 청산 후 잔여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또 아주캐피탈은 아주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어 오는 7월 펀드 청산 후 청구권을 행사하면 우리금융은 단숨에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거머쥐게 된다.

다만 우리금융이 2020년부터는 현재와 같은 표준등급 법이 아닌 내부등급 법을 적용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올라가면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자금 마련이 좀 더 수월해지면서 당장 서두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아주캐피탈 펀드 만기 대 청산하지 않고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우리금융으로서는 서둘러 인수할 이유는 없다는 계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올 초 본격적인 지주체제론 전환한 우리금융이 비은행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서는 적정한 매물이 등장하면 인수전에 적극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한동안 금융권 큰손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 전환으로 비은행업 강화를 위해 여러 업체들을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지주 출범 때 밝혔듯 성급하게 인수전에는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무리한 인수보다는 시너지 효과를 살펴보고 그룹을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매물에 대해서만 적극적인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더욱이 아직은 표준등급법 적용을 받고 있어 증권, 보험 등 덩치가 큰 매물에 대해서는 아직 인수자금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2020년 내부등급법 적용이후에나 적극적인 덩치불리기에 나설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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