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한진칼 우선주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칼 우선주는 장 시작부터 상한가에 진입해 30.00%(6450원) 오른 2만7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조 회장의 별세 소식 직후 한진칼 우선주가 29.91%(4950원) 급등, 이틀 연속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 것이다.

지난 8일 한진칼 주가도 20.63%(5200원)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다만 이날은 장 마감 직전 하락 전환해 0.82%(250원) 내린 3만1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진칼 우선주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먼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주식으로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률을 지급하기 때문에 향후 상속 과정에서 상속세 납부를 위해 한진칼의 배당 증액 등 주주친화정책의 강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양호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 여지가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 회장의 별세로 조 회장 재산의 상속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며 “4월 8일 기준 조 회장의 보유 1055만 주의 가치는 약 3454억 원으로, 여기에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조양호 일가가 내야 하는 상속세는 1727억 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 회장 일가가 가지고 있는 한진칼과 한진의 지분 가치는 1217억 원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는다면 609억 원 수준의 조달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1100억 원은 결국 배당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며 “지난해 일가가 지급받은 배당금은 약 12억 원 수준으로 추정돼 현재 납부 가능한 자금과 부족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진 그룹의 배당 증액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예상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도 “조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17.8%의 상속방법이 한진그룹 지배구조 및 중요 업체 주가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 및 세 자녀의 한진칼 합산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24.8%로, 한진칼 배당금만으로 상속세를 납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강 연구원은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는 조 회장의 사망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한진칼 지분을 취득해 한진칼의 경영에 대해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조 회장 보유 지분의 상속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KCGI 측의 영향력이 더욱 빠르게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의 등락 폭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칼은 국민연금공단과 KCGI에 의해 지분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그룹 총수인 조양호 회장의 별세에 따라 총수 일가의 최대주주 위치가 위협받게 됐다”며 “경영권 분쟁으로 지분율 매입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주가의 오름폭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현 최대주주 측이 경영권 위협을 느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우호세력을 확보하는 방안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면 주가의 내림 폭이 커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8일 계열사인 한진은 15.12% 올랐으며 대한항공우 14.49%, 한국공항 4.76%, 진에어 3.40%, 대한항공 1.88% 등 모두 올랐다. 9일에는 대한항공우는 16.46% 급등하며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인 데 비해 한진 -4.34%, 한국공항 -2.16%, 진에어 -3.08%, 대한항공 -1.38% 등은 모두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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