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삼성·SK·롯데·LG 등 5대 그룹이 지난 10년간 제조업보다 건설·부동산·임대업 등 비제조업 계열사 확대에 주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비제조업 계열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롯데로 38개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간 재벌 기업들은 주력사업과 무관한 문어발식 화장과 토지 매입에 경쟁적으로 나서며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켜왔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실련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5대 재벌그룹의 계열사 변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대 재벌그룹은 지난 10년간 계열사 142개 중 약 77%인 110개사가 비제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기간 비제조업 계열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롯데로 38개사가 늘었고 LG 28개, SK 18개사, 현대차 14개사, 삼성 12개사로 그 뒤를 이었다.

이중 건설·부동산·임대업 관련 계열사 수는 2007년 13개사에서 2017년 41개사로 28개 늘어 3.2배 증가했다. 그룹별로는 롯데 14개사 현대차 9개사, SK 4개사, 삼성 1개사 순이었다.

권오인 경실련 재벌개혁본부 국장은 “업종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금융·보험·증권업, 도매·소매업,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도 크게 늘었다”면서 대기업들이 기존 자본력마으로 쉽게 진출이 가능하고 내부거래가 용이한 업종 위주로 계열사를 늘렸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또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대기업 참여 득수목적법인(SPC)까지 포함하면 5대 재벌 그룹이 건설·부동산·임대업에 진출한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조사를 반영하듯 같은 기간 5대 재벌그룹이 소유한 토지자산 장부가액도 23조9000억 원(2007년)에서 75조4000억 원(2017년)으로 약 51조5000억 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유 토지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현대차로 5.3조 원에서 24.7조 원으로 약 19.4조 원 가량 늘어났다.

그 뒤로는 같은 기간 롯데는 18.1조 원(11.9조 원 증가), 삼성 16.1조 원(8.4조 원), SK 10.2조 원(7.1조 원), LG 6.3조 원(4.8조 원) 순이었다.

▲ <자료제공=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재벌 등이 소유한 토지 면적이 2007년 약 2644.6㎢에서 2017년 약 5950.4㎢로 3305.7㎢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김 본부장은 ”1990년대만해도 정부가 기업 소유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중과세, 강제매각 등으로 강력히 규제해왔다“면서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이 같은 규제가 무력화됐고 공시가격 등의 과세포준도 특혜가 주어져 부동산 투기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재벌이 제조업을 외면하고 부동산 투기에 몰두한 10년간 부동산 거품이 커졌고 이는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중소 상인과 서민의 생계까지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우리 경제의 중추를 담당하는 주요 기업들이 미래 산업동력을 신경쓰기보다는 부동산에 관시밍 많은 것으로 드러냈다. 이 같은 부분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산업과 경기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에서 출자받은 계열사는 다른 계열사에 출자를 금지하도록 출자구조를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산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대해서는 보유 부동산 자료를 사업보고서에 의무 공시하고 상시 공개하도록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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