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자회사까지 통 매각에 나설 경우 매각 가격은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오전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전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오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했으며 곧바로 매각 방안을 담은 수정자구계획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이날 오후 채권단 회의를 통해 금호아시아나 측이 제시한 수정 자구계획 검토할 방침이다.

이처럼 금호아시아나 측이 매각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금호산업이 가진 이사아나항공의 주식을 매각(구주매출)하고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동시에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호아시아나 측은 시가 기준 약 3000억 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통 매각까지 진행할 경우 1조 원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전에 뛰어들 후보군을 놓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업계에서는 SK그룹, 한화그룹, CK그룹, 애경그룹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 언급돼 왔다.

한화그룹은 엔진, 랜딩기어 등 항공기 부품을 만드는 계열사가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오며 거론된다. 특히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에 투자했다가 면허 취득이 지연되자 자금을 회수한 이력이 있다.

CJ그룹은 물류사업을 한다는 점에서 인수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애경그룹은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인수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해당 그룹들은 일단 근거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은 그룹 전반적으로 이미 대대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고 SK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실적부진에 빠지면서 여력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어느 계열사가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사업 시너지가 없고 SK홀딩스의 증손회사로 편입돼 지분법 규제를 받게 되는 점도 걸림돌이다.

한화그룹은 SK그룹보다는 시너지 효과를 찾을 수 있지만 우선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덕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에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또 김승연 회장이 그룹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못했고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투자를 진행 중인 태양광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나서기 힘든 대목이다.

제주항공을 가진 애경그룹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그룹의 위상이 달라지지만 재무적 부담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결국 매각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그룹 매출 9조7835억 원 가운데 6조2518억 원(63.7%)을 차지하고 있다. 또 그룹 전체 자산규모인 11조4476억 원 중 6조8832억 원(60.1%)을 차지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재계서열 한때 7위 현재 25위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60위권이하로 밀려나는 중견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자산규모가 4조5644억 원으로 축소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규모 5조 원 이상 기업 60곳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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