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소식에 금호아시아나그룹주와 더불어 인수 후보로 손꼽히는 상장사들까지 일제히 상한가에 오르며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큰 덩치로 인해 인수 후보자에 대기업이 거론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을 뿐 인수 주체를 속단하기는 어려워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은 연일 상한가 행진을 보이고 있는 금호산업 우선주를 포함한 아시아나항공 매각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CJ·SK·한화·신세계·롯데 등 관련 우선주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금호산업우는 나흘 연속 상한가에 오르며 6만3700원에 장을 마감했고, 롯데지주우 6만9000원, 한화우 3만6750원, CJ씨푸드 3045원, CJ씨푸드1우 4만5150원, SK네트웍스우 9만2100원으로 이들 6종목은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이사회 의결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 주식 전량 6868만8063주(33.47%)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등 자구계획 이슈로 관련 그룹주가 들썩인 가운데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기대감이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소식이 알려진 이날은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금호산업우, 에어부산, 아시아나IDT가 각각 장 초반부터 상한가로 직행했다. 한화케미칼우, 한화우, SK네트웍스우 등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며 한화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한익스프레스도 수혜 소식에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 중에서도 금호산업우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매각 결정 전 자구계획이 언급된 지난 1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오르며 이 기간에만 119.46%(2만6700원)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투자주의 종목 지정 후인 15일 종가(4만9050원)가 5일 전 종가(2만2050원)보다 60% 이상 상승해 금호산업우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주의는 투자경고 종목 지정 가능성에 대한 예고 경보다. 앞서 금호산업 우선주는 지난 12일 종가(3만7750원)가 5일 전일의 종가(2만2200원)보다 60% 이상 상승해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경우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해 시장 안정화를 꾀한다.

대기업 인수설 모락모락

증권업계에서는 대기업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데다 유동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풀이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수합병(M&A) 이슈가 발생한 데다 인수 후보자로 다수의 국내 대기업이 거론되는 만큼 기대감을 반영해 단기적으로 주가는 강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대주주를 맞이함에 따라 재무구조를 개선하게 되고 비용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며 “유상증자 등 자본 보충으로 추가적인 차입금 축소 및 이자비용 감소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최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채권단과의 경영개선약정 연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경영개선약정 연장 여부와 함께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를 인수해주는 방식으로 유동성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 규모에 따라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지분 매각과 함께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회사채 상환을 위한 자금은 채권단이 영구채 발행 등의 방식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여 약 5000억 원가량의 유동성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조 원 규모 매각 걸림돌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의 별도 매각 없이 M&A를 진행하는 조건을 내걸면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구주와 추가 증자를 포함한 자금 투입 규모가 1조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덩치가 커 매각 성공 여부는 물론 인수 주체도 가능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박 연구원은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유동성 차입금 상환 의무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매각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과 신용등급 상향을 통한 자본 조달 여력 확대가 급선무”라며 “현재로선 매각 성공 여부와 인수 주체를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행 상황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리스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이 구체화되지 않은 데다, 대주주 교체 후 경영 정상화 방안 등 펀더멘털 개선을 가늠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우려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지난주 이후 이미 두 배로 급등하며 기대감을 반영했고, 금호산업의 지분 33.47% 가치도 5000억 원으로 증가했다”며 “인수자 입장에서 적정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자는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입하고 연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1조2700억 원까지 해결해야 아시아나항공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며 “이와 같은 대규모 자금력뿐 아니라 항공업에 대한 높은 이해로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포지셔닝을 극복해 궁극적인 경쟁력 회복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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