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두고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참여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1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 없다”는 의사를 공식화 했다.

박 회장은 이날 한 경제지의 보도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가 전략적 차원에서 함께 손을 잡자고 제안할 경우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측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밝혔고 이날 저녁 7시 긴급 해명 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도 계획하고 있지도 않다”며 “건실한 대기업이 인수해 하루빨리 경경정상화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발표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수에 참여할 의사는 없다”며 “이와 관련한 아무런 작업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미 판이 커져버린 상황”이라며 인수 의사가 없음을 재차 확인시켰다.

전략적 제휴에 대해 묻자 그는 “이 부분은 오픈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 제안 받은 부분이 없다”면서 “다만 인수자와의 제휴에서 역할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해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11.98%)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이 큰 회사로 꾸준히 언급된바 있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2015년 산업은행이 금호산업 매각을 추진할 때도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고 금호타이어 매각 당시에도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이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선 석유화학과 항공 산업은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다.

또 과거 한 그룹 내에 있었지만 금호석유화학에는 항공 산업 전문가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항공 산업에 대한 이해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박 회장이 독자노선을 가기 전에도 화학부문 회장을 맡으며 아시아나항공과는 큰 인연을 맺지 않았다는 점에서 형의 손을 떠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애착을 가질 만한 구조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와 더불어 일각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유의미한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 조 단위의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것도 걸림돌로 봤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경쟁 석유화학업체들이 모두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금호석유화학만이 전년 대비 향상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554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2017년 2626억 원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금액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흑자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이라도 아시아나를 품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최대한 많은 현금을 손에 쥐려는 박삼구 회장의 전략상 선뜻 동생에게 넘기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또 박삼구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통해 다시 그룹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어 향후 명예회복과 재기를 노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결국 몸값을 키우려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박삼구 전 회장의 요구가 일치하는 상황에서 박찬구 회장에게 넘길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하기도 힘들어지는 등 제값 받기기 쉽지 않아 다른 선택지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이 인수전에 참여할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이 호남지역 기반을 둔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역정서를 감안한다면 금호석유화학이 인수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이 있다.

더욱이 산업은행은 몸값 올리기를 통해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인수 및 향후 자금 확보를 위해 수조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산은이 인수자를 위해 적절한 대안을 내놓을 경우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인수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채권단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자금 여력이 있는 사모펀드(PEF)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놓은 상태다. 금호석유화학이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대안이 될 수 있다.

PEF들도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법적인 문제에서 다소 자유로워 진다. 현재 대규모 PEF들은 주로 펀드 조성과정에서 해외출자자로부처 자금을 끌어오고 있어 해외자본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항공법에 따르면 외국 자본이 국가 기간망인 항공 사업을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해외 기업 직접 인수를 비롯해 외국인 지분이나 외국인 임원이 절반이상인 회사도 허용하지 않고 있어  PEF를 누가 지배하느냐에 따라 참여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연일 주가가 급등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 가격 역시 천장부지로 오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일주일 사이 두배 오른 상황이다. 이에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3.47%) 가치도 당초 3000억 원에서 지난 16일 종가(7280원) 기준 5000억 원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통 매각이 이뤄질 경우 자회사를 합쳐 최소 6000억 원에서 1조 원 이상 몸값을 챙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인수자는 구주와 함께 신규 유상증자로 약 5000억 원에서 1조 원 가량이 필요해 합쳐서 2조 원 가량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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