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깜짝 등장한 아시아나항공에 한화 고심중…롯데카드 본입찰이 방향키 될 듯
- 한화, 사실무근 강조하며 본입찰 성실히 임한다…입찰 금액이 최대 '변수'

▲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롯데카드 인수를 두고 지난 2월 숏리스트를 선정한 이후 실사를 거쳐 오는 19일 본입찰을 마감하는 가운데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던 한화그룹에게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선택지가 추가되면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오는 19일 오후 3시까지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를 대상으로 본 입찰을 진행한다.

본입찰에 참여할 인수자들은 마감 전까지 씨티글로벌증권에 집적 서류를 내야 한다.

롯데카드 숏리스트는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한화그룹,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쿼티 등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손보 숏리스트로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대만 푸본그룹, 유니슨캐피탈 등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롯데카드를 두고 하나금융과 한화그룹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카드사의 경우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비롯해 재무적투자자(FI) 속성상 대규모 구조조정 등을 동반할 가능성이 커 사모펀드(PEF)보다는 기존 금융사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지주 입장에서도 지주사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각하는 상황에서 불안감 조성 등 그룹 이미지에 저해되는 수순을 밟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사 유리하지만 가격이 관건

다만 매각가격이 변수로 남아 있어 PEF들이 희망가격을 훨씬 넘는 금액을 베팅할 경우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지주의 매각 희망 가격은 롯데카드가 1조5000억 원, 롯데손보가 50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는 한화그룹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등장하면서 어떤 선택을 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당초 금융 중간지주 설립을 목표로 금융 포트폴리오 확장을 모색해 왔다. 특히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카드업을 추가하면 보험과 증권, 자산운용 등 기존 금융사들과 융합해 종합금융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급매물로 등장하면서 M&A전략에 변수가 발생했다.

한화는 그간 번번이 저비용항공사(LCC) 설립에 자금을 투입하는 등 눈독을 들여왔던 만큼 이번 인수가 항공업계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적 항공사 면허를 취득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한화를 비롯해 SK, CJ 등 대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차원의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영업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하지만 한화 역시 인수대금을 놓고서 둘 다 손에 넣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관심두던 항공사 등장에 한화 고심중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화가 둘 다 욕심을 낼만은 하지만 인수대금을 고려할 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한화는 당초 롯데카드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업계는 업황이 좋은 것도 아니고 꼭 이번에 인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국적 항공사는 면허취득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기회가 여러 번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독을 들일 만 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항공업계 특성상 유가, 환율 등을 고려할 때 빠른 시일 내에 시너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수자가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한화가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는 발을 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롯데카드보다는 아시아나항공이 훨씬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당장 인수사가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항공사를 통한 글로벌 이미지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큰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항공사가 가지고 있는 무형자산이 대기업들에게는 군침 흘릴 만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의도와 상관없이 한화는 롯데카드 본 입찰에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관례와 트랙 레코드로 남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다른 매물을 인수할 때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에 한화 측은 자연스럽게 빠져나올 수 있는 방봅을 모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화가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자연스럽게 빠진다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시그널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에 집중…달라진건 없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롯데카드 본 입찰에 성실히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화금융계열사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화그룹에 대해 여러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100% 소설에 불과하다”면서 “아직 아시아나항공 인수방법 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지로 보기에는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아직 그룹차원에서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도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롯데카드 인수전은 4개월여 전부터 준비해 왔다”며 “본 입찰에서 경쟁사들과 정정당당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미 실사도 마친 상황이여서 이를 토대로 적정한 가격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치중할 경우 롯데카드 인수전은 하나금융의 승리로 마무리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결과에 따라 롯데카드를 비롯해 이사이나항공 인수전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가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이탈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두고 대기업들 간의 치열한 눈치작전에 펼쳐질 것은 자명하다는 게 IB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에 가격도 예상가를 뛰어넘을 수 있다.

반면 한화가 롯데카드 인수전에 낙점된다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흥행열기를 담보할 수 없게 돼 고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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