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불참으로 하나금융 승기잡아…양사 통합될 경우 업계 3위로 껑충
-하나금융 이미 인수자금도 마련…중복된 인력 구조조정 악재로 남아

▲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지난 19일 마감한 롯데카드 인수전 본입찰에서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한화그룹이 불참함에 따라 하나금융지주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 특히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합쳐질 경우 경우 업계 3위로 껑충 뛰어오르며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인수전은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의 대결로 압축 됐지만 한화그룹이 불참함에 따라 싱겁게 끝나버렸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를 성공할 경우 카드사 자산규모 순위에서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산규모 기준으로 업계 5위인 롯데카드와 7위인 하나카드가 만나게 되면 단숨에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에 이은 업계 3위로 도약하게 된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자산규모 순위는 신한카드(29조3500억 원), 삼성카드(23조47억 원), KB국민카드(20조5074억 원), 현대카드(15조9439억 원), 롯데카드(12조6527억 원), 우리카드(9조9831억 원), 하나카드(7조9847억 원), 비씨카드(3조6526억 원) 순이였다.

하지만 롯데와 하나가 합쳐질 경우 자산은 20조6374억 원으로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는 주력으로 삼는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아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선 하나카드는 SK텔레콤이 15% 지분을 갖고 있어 과거부터 정보기술(IT) 분야에 특화된 상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을 중심으로 한 유통분야에 강점이 있어 고객층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하나금융그룹은 아직 은행 의존도가 높아 금융지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비금융 포트폴리오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롯데카드를 품을 경우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이 높아져 하나금융이 목표로 하는 2025년까지 30%로 향상 시키겠다는 계획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더욱이 하나금융은 실탄도 마련해 놨다. 이승열 하나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9일 실적발표후 콘퍼런스콜에서 “그룹 비은행 부문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 자금은 현재 증가 없이 1조 원 정도 준비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두 카드사가 합쳐질 경우 중복되는 인력이 많은 만큼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변수가 남아있다. 롯데지주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가격뿐만 아니라 고용안정에 대해서는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롯데카드는 타 카드사들에 비해 인력이 많은 것으로 평가돼 하나카드 인수가 확정될 경우 상당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롯데카드 본입찰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은 비밀유지협약에 의해 입찰에 나섰는지 확인해 줄 수는 없다”면서도 “이미 많은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으나 일단 기다려 볼 뿐”이라고 답했다.

관계자는 또 “입찰여부를 떠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인수 이후 문제 해결 등에 대해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입찰에 불참한 한화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롯데카드 불참은 내부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찾기 힘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카드 업황이 안 좋은 상황 등을 고려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한화 금융 중간 지주를 위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등한시 하지 않겠다고 전해 적당한 매물이 나올 경우 지속적으로 인수를 타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화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서는 그룹차원의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롯데카드와 함게 진행된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서는 매수 매도자간의 가격 차이가 가장 큰 변수로 등장했다.

당초 롯데지주는 롯데손보에 대해 5000억 원 정도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그룹은 앞서 롯데손보(옛 대한화재) 인수에 3700억 원을 썼고 이후 1200억 원 유상증자를 했다. 결국 5000억 원 정도 받아야 본전인 셈이다.

하지만 시장 평가는 다르다. 롯데손보의 19이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840억 원, 롯데가 매물로 내놓은 롯데손보 지분 52.47%의 시장가격은 약 2015억 원 가량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3000억 원 정도가 적정 가격이라는 게 업계의 예기다.

이에 이번 입찰에 나선 재무적투자자(FI)들 역시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FI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수천억 원의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고 있다.

더욱이 롯데지주가 당장 매각할 의지가 있는 지도 관심사다. 실제 공정거래법상 롯데지주가 팔아야할 지분은 롯데지주 자회사인 롯데역사가 보유한 지분 7.10% 뿐. 대주주는 호텔 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등이다.

롯데 측은 호텔롯데도 지주 산하로 들어와야 해 정리하는 것 뿐이라고 말하지만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일을 두고 무리하게 매각했다가는 후유증이 거세게 불 수 있어 무산될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롯데지주는 롯데캐피탈을 매물로 내놨다가 무산시킨 바 있다.

한편 롯데카드 및 롯데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는 빠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 측은 인수 후보자들이 제시한 조건을 비교하는 데에만 최소 1~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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