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라인 AI MOU체결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모바일 앱 등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금융을 시도하고 있는 금융권이 이제는 인공지능(AI) 도입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도입은 단순 업무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등 금융권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금융권 및 AI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을 비롯해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네이버의 AI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은행과 KB금융그룹은 각각 네이버가 보유한 AI기술들을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금융과 AI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첫 스타트를 끊은 우리은행은 오는 5월 네이버와 ‘AI 공동 Lab’을 출범시틸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AI 인력과 네이버 사내독립조직인 ‘서치앤클로바’ 인력이 한데 모이게 된다.

금융권 네이버의 한국어 특화 AI에 '러브콜'

이에 우리은행은 네이버 AI 플렛폼인 ‘클로바’의 챗봇 자연어 처리, OCR(광학 문자 판독기) 기술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먼저 기존 우리은행 챗봇 서비스의 업그레이드에 협업하게 된다.

이후 데이터가 쌓이면 음성-텍스트 변환 등을 활용해 우리은행의 어려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는 상반기 또는 하반기 초 쯤 가시적인 협업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지주는 음성 위주의 ‘금융전용 AI분석 엔진’을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의 일상정보를 음성으로 전달하는 AI엔진과 혼용되지 않으면서 디바이스를 불문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금융거래 엔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KB금융 내 클라우드 기반 협업 조직인 ‘클레온’이 네이버와 협업하고 있다.

특히 최근 네이버의 AI기술이 국내 금융기관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한국어 특화 AI 기술력을 보유한데다가 해외기업 AI와의 협업은 국외 금융 정보 유출 문제로 꺼림직 하고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경쟁상대라는 점에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국내 금융사들과 네이버의 협업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 금융권 최초 AI 전문 회사 설립

신한금융그룹 역시 올해 1월 자회사인 신한AI를 설립해 국내 금융그룹 계열의 첫 인공지능 전문회사를 출범시키는 등 AI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에이아이 설립은 2017년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조영서 신한금융그룹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을 영입한 직후부터 추진해 온 ‘보물섬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게 된다는 데에 의의를 둘 수 있다.

보물섬 프로젝트는 당시 국내 금융권 최초로 미국 IBM ‘왓슨’을 자산관리 서비스에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확슨은 방대한 자료와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의사 결정을 돕거나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데 활용되는 일종의 AI 슈퍼컵퓨터를 말한다.

신한에이아이는 왓슨을 탑재한 주축 플랫폼이자 인공지능 솔루션인 ‘네오’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네오는 지난해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등 그룹사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해 완성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포트폴리오 매니징부터 기업 분석, 퀀트분석, 지수 개발 등 각종 투자관련 업무와 판매까지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AI를 융합한 업무 자동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인 ‘핸디로봇(가칭)’을 이르면 오는 10월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핸디로봇의 주요 기능은 직원들의 업무와 관련한 부수 업무를 처리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정 업무 처리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찾아 모으거나 스캔하는 작업을 알아서 하는 등 업무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필요 데이터가 누락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 현대카드 사옥 <사진=연합뉴스>

현대카드 AI ARS…사투리도 '오케이'

현대카드는 이달 초 IBM 왓슨과 손잡고 AI ARS 기능을 선보였다. 일명 ‘AI-에이전트’는 전국 각지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의 음성 샘플 수만 개를 학습한 다음 고객들이 자주 묻는 질문에 사람 수준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2년간 훈련을 받았다.

실제 AI-에이전트는 사투리를 사용하는 고객의 음성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고도의 음성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또 고객들로부터 그간 ARS 상담원 연결 대기로 불편했던 점을 AI 상담원이 바로 연결돼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카드는 우선 고객 문의 빈도가 높은 선결제나 한도 조회 같은 항목들을 처리하고 향후 데이터가 쌓이면 다른 업무로 활동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AI 콜봇 ‘아르미’를 운용해 ARS 상담사들의 업무 속도를 개선시키고 있다. 아르미는 고객 질문을 빠르게 분석한 뒤 결과를 0.5초 안에 ARS 상담사에게 전달한다. 상담사들은 아르미가 띄워주는 답을 보고 응대하면 된다.

이 외에도 최근 AI 로봇들은 여신심사 등 어려운 업무에도 적용되고 있다. 재무제표, 공시 자료, 영업 현황 진단 자료, 부실 진단 모형 등 데이터화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사람보다 빨리 분석하는 심사 모형을 만들어 일주일 이상 걸리던 여신 심사를 하루 안에 처리하고 있다.

이처럼 AI기술이 속속 도임되면서 기존의 창구업무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 더욱이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AI기술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국내 6개 시중은행 직원 수는 최근 3년간 6000여 명(8%) 줄어든 가운데 AI와 비대면의 여파로 금융권의 인력 구조조정은 피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아직 AI가 사람을 대체하기에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사람과의 대화하는 경우의 수가 무한대라는 점을 비쳐볼 때 사람의 지능에 근접한 일 처리가 가능해 지려면 최소 5년은 걸릴 것으로 업계 전문가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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