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패션 잡지나 상업광고 속에 무수히 등장하는 나오미 캠벨 등 유명 여성 모델들의 눈을 네온으로 덮어버린 작품들은 광고 이미지 보다 더욱 자극적이며 선정적인 느낌을 극대화시킨다.

'서울미술관 본관 M1에 설치된 하비에르 마틴의 '블라인드니스 컬렉션' 설치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마치 클럽의 무대를 옮겨온 듯 한 공간에 반라의 여성들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하지만 이들의 눈에는 전기 장치를 빛을 내는 네온을 선글라스처럼 가리고 있어 어떤 의미를 전달하려는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2016년 아트바젤 홍콩에 초대되어 형광등을 손으로 부수는 퍼포먼스 'Lies and Light'로 화제를 모았던 스페인 다원예술가 하비에르 마틴(Javier Martin, 34)이 그의 대표작인 블라인드니스 컬렉션 등 22점의 작품을 들고 서울나들이에 나섰다.

'23일 보이지 않는(Blindness)'전을 위해 서울미술관을 찾은 하비에르 마틴 작가가 전시 작품과 함께했다'.(사진=왕진오 기자)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이 2019년에 야심차게 준비한 '2019 보더리스 아티스트 프로젝트(Borderless Artist Project)의 첫 번째 주자로 '하비에르 마틴: 보이지 않는' 展을 4월 23일부터 진행한다.

작가는 상업 광고 속 모델과 유명 인사들의 이미지를 차용한다. 특히 여성의 외모와 성적인 매력을 강조하는 현대 사회를 비판하고,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에 가려져 놓치고 있던 내재적 아름다움의 가치를 강조한다.

하비에르 마틴은 종이나 나무 팔레트 위에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여성의 사진을 인쇄한다. 이후 물감을 칠해 화려한 배경을 지우고, 형형색색의 네온을 사용해 눈을 가린다.

'서울미술관에 설치된 하비에르 마틴의 '블라인드니스 위안' 작품'.(사진=왕진오 기자)

의도적으로 가려진 눈은 현대 사회의 기술과 소비가 빚어낸 사회적인 '맹목'을 상징한다. 이를 통해 외모, 물질 등 피상적인 요소에 집착하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비판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던 내재적이고 고유한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다.

또한, '블라인드니스 위안(Blindness Yuan)'을 통해서는 중국과 홍콩의 화폐가 등장한다. 현대사회에서 돈은 힘과 권력의 상징임을 드러낸 것이다.

부에 대한 열망과 소비 지향적 사고에 갇혀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놓치게 되는 우리의 현실을 비튼 것이다.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 M1에 설치된 하비에르 마틴의 '블라인드니스 컬렉션' 설치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한편, 전시장 한편에는 관람객들이 박스 안에 들어가 'Blindness Collection'에 등장하는 모델들처럼 자신의 눈을 네온으로 가려 작품 속의 주인공이 되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이외에도 샤이니, 동방신기 등 한국 아티스트와 컬레버레이션한 작업도 볼 수 있다. 전시는 7월 28일까지.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