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신한금융을 제외하고는 모두 당기순이익이 하락했다. 지주 측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양호한 실적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들의 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25일 지주사 전환 이후 첫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5686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중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39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5897억 원에 비해 9.33% 감소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사 설립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상 손실(5개 자회사 이전 관련 손실 535억 원)로 해당 금액을 제외할 경우 5900억 원대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이날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91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8575억 원에서 7.09%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 측은 “이번 1분기부터 오렌지라이프의 59.15% 지분 손익이 연결손익에 포함됐고, 은행 및 비은행의 균형 성장으로 차별화된 수익 성장이 지속됐다”고 자평했다.

KB금융은 지난 24일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845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9682억 원 대비 약 12.7%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1분기에는 국민은행 명동사옥 매각 이익 약 830억 원, 올해 1분기는 은행 희망퇴직 관련 비용 약 350억 원가량의 일회성 요인이 각각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나금융도 지난 19일 1분기 당기순이익이 556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6686억 원과 비교해 16.8% 줄어들었다. 하나금융 측은 “지난 2월 임금피크제 퇴직비용 1260억 원, 원화 약세에 따른 비화폐성 환산손실 382억 원 등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1년 새 은행업 지수 17% 하락

신한은행을 제외한 이 같은 금융지주의 부진에 주가도 장기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우리금융 1.08%, 하나금융 0.95%, 신한금융 0.91%, KB금융 0.88% 등 모두 소폭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으나 지난 24일 4개 지주의 주가는 신한금융 2.22%, 하나금융 1.34%, KB금융 1.20%, 우리금융 1.07% 모두 하락했다. 가장 적은 폭의 변동성을 보였던 우리금융 주가만 25일 제자리를 찾았을 뿐, 나머지 3개 금융지주는 이날 하락 폭을 만회하지 못했다.

1년 전인 2018년 4월 25일 종가를 기준으로 이날까지 KB금융은 6만500원에서 4만5750원으로 24.38% 떨어졌으며, 하나금융도 같은 기간 동안 4만6750원에서 3만7300원으로 20.21% 주가가 미끄러졌다.

신한지주는 4만6500원에서 4.41% 떨어진 4만4450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하락률을 기록하며 방어에 어느 정도는 성공한 모양새다.

우리금융은 지난 2월 13일 우리은행에서 우리금융으로 출범한 이후 1만5300원으로 시작했으나 약 두 달 만에 1만4000원으로 8.50% 하락했다. 우리은행 당시 주가와 비교했을 때는 약 6%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은행업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KRX은행업종 지수도 1년 동안 916.51에서 760.61로 17.01% 하락했다.

주가 부양 노력에도 지지부진

주가 방어를 위해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 등 주요 경영진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큰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6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KB금융지주 주식 1000주를 매입했으며,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달 12일과 지난 11일에 각각 3062주, 2483주를 사들였다. 지난달 22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4000주, 26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5000주의 자사주를 각각 매입하며 책임경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2015년 은행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1만2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하지만 은행들의 주가 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7일 열린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낮은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거시 경제의 어려움, 금융 관련 규제 및 KB 내부에도 원인이 있다고 분석하며 “기초 체력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수장들은 해외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14일부터 미국·캐나다에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고, 하반기에는 영국 등 유럽에서 IR을 개최할 예정이다. 윤 회장도 이달 중국·홍콩·호주에서 IR을 가졌으며, 하반기 유럽 방문을 계획 중이다. 손 회장도 다음 달 일본·홍콩을 거쳐 오는 8월 미국·캐나다 등에서 IR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증권업계, 1Q 실적 양호 판단

다만 업계에서는 1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양호한 기록이라고 판단하며 금융 시장의 안정화 전망과 은행 펀더멘털 재평가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부분의 업종들이 바닥에서 주가가 상당폭 상승한 가운데 유독 은행주만 반등 폭이 더딘 상황”이라며 “반등 트리거가 강하지 않다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최근 규제 이슈도 잠잠한 상황이고, 은행 경상 펀더멘털도 우려보다는 상당히 양호하다는 것이 1분기 실적을 통해 입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표면적으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내실 상으로는 꼭 아쉽다고만은 할 수 없는 실적”이라며 “당분간 은행주는 실적 그 자체보다는 정부 규제, 외인 수급 등 외부 변수 동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은행업을 둘러싼 규제환경 우려 및 이익 모멘텀 둔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며 “특히 KB금융은 추가적인 M&A, 주주가치 제고 정책 등 다양한 자본활용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주가 촉매는 상반기 중 대손비용과 NIM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신용위험과 금리하락에 대한 우려 해소, 하반기 배당과 매크로·규제 리스크가 피크아웃한다는 공감대 형성 등”이라며 “올해 증익 기조가 가시화되면 밸류에이션의 상대적 매력이 더욱 돋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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