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TV>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일본과 중국이 장기 연휴에 들어가면서 국내를 찾는 여행객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외국인 소비 관련 종목이 꿈틀대고 있다. 지난 1분기 관광객의 증가가 수치로 확인되면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 회복에 따른 실적 상승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는 3.19%(1만500원) 오른 34만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3.29%(1만500원) 상승에 이어 이틀 연속 오름세다. 올해 25만6000원으로 시작한 신세계 주가는 4개월 동안 32.81% 상승을 보였다.

호텔신라도 2.68%(3000원) 상승한 11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호텔신라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 발표에 이날까지 나흘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7∼8만 원대에서 움직이던 호텔신라의 주가는 올해 초 6만 원대까지 떨어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2월 중순 및 4월 상승장 흐름을 고스란히 따라가면서 현재 연초 대비 50.33% 뛰어올랐다.

럭셔리 화장품 제품에 주력한 LG생활건강도 전일 2.09%(2만9000원) 상승에 이어 이날 0.35%(5000원) 올라 142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며 올해 110만1000원에서 이날까지 29.16% 올랐다. LG생활건강은 면세점에서 고가 브랜드를 과점하고 있어 국내 여행객 상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반면 롯데쇼핑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지난 29일에는 각각 0.85%, 0.78% 상승했으나 30일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롯데쇼핑은 등락을 오가다 0.56% 하락 마감했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전일 장 마감 이후 면세사업 철수 소식에 21.45% 급락했다.

클리오와 코스맥스도 이들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전일 각각 4.43%, 2.20% 상승했으나 이날 1.42%, 0.72% 떨어졌다. 다만 상승 폭에 비해 하락률은 적어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실적 부진에 주가도 타격을 받으며 전일부터 각각 2.43%, 5.88% 하락했다. 그럼에도 올해 초 17만 원 선을 간신히 유지하던 주가는 현재 20만 원대에서 움직이며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中·日 황금연휴, 인바운드 회복 시기

면세점주와 더불어 화장품주까지 들썩이고 있는 이유는 중국과 일본의 황금연휴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2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골든위크’를 맞는다. 특히 이번에는 일왕 퇴임과 새로운 일왕의 즉위로 전례 없는 10일 연휴를 보내게 됐다. 중국도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노동절 연휴에 들어가면서 중국과 일본의 관광객이 한꺼번에 국내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추희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황금연휴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는 해외여행 수요가 유발되는 시기”라며 “5월 황금연휴 기간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들의 대규모 한국 방문은 침체된 국내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3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한 총입국자 수는 154만 명으로 역대 3월 입국자 수 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중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3월보다 27.4% 늘어난 37만5199명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도 3월에만 48만7623명이 입국하며 올해 1분기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6% 늘어난 133만 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 면세점 매출액은 약 2조1700억 원(19억18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처음으로 월 기준 2조 원을 넘기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중 내국인 매출액은 2억9500만 달러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친 반면 외국인 매출액은 16억2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8% 상승하며 매출액 증가를 주도했다.

이에 따라 면세점주와 함께 면세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화장품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자상거래법 실시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따이공 중심으로 대형화가 일어나면서 면세점의 외국인 구매 건수와 구매단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중국 인바운드 수요 회복과 시장 수요 호조에 따라 면세점 산업 전체의 경쟁 강도 완화로 수익성이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중 노선 확대 및 중국 경제 회복, 매우 강하게 나타나는 일본 관광객에 힘입어 인바운드 회복 방향성은 2019년 2분기에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항공노선 증편에 따른 한·중 관광상품 증가로 면세 단체관광객이 회복할 것”이라며 “기존 리셀러 수요에 관광객 모멘텀까지 더해져 매출 호조로 마케팅 판촉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진·한상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 매출이 1분기 5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인바운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면세점에서 고가 브랜드를 과점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은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역직구 매력도가 커지고 있는 애경산업도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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