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꿈의 가격은 과연 얼마일까? 가치로 산정하기 힘든 것이 꿈일 것이다. 돼지꿈을 꾼 후 주변에 팔기고 하지만, 꿈이 화폐 단위로 계산된 일화는 1997년에 발생했다.

'도깨비뱅크에서 만든 화폐 작품을 설명하는 김성복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1932년 작 '꿈'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4,840만 달러(한화 약 500억 원)에 낙찰되며 세간의 화제를 모은 것이다.

물론, '꿈'이라는 개념을 가격으로 매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그 가치를 알아보는 잣대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조각가 김성복(55, 성신여대 교수)이 꿈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매길 수 있는 작품들을 갖고 전시장 나들이에 나선다.

5월 8일부터 서울 종로구 올미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하는 '꿈의 가격'전을 통해 이 시대 모두가 희망하는 가장 비싼 꿈의 가격을 설명한다.

김성복, '꿈의 가격'. 가변설치, 마호가니 나무에 아크릴 채색, 2019.

전시장에 펼쳐지는 작품들은 전통 회화 속에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 수저, 돈다발 등 다양한 형태의 조각 작품과 설치 작업이 함께한다.

김 작가는 이전 전시부터 우리의 꿈이 저장된 '도깨비뱅크(DOKKAEBI BANK)'를 만들고 단위가 무한대인 화폐를 세상에 내놓았다.

여기에는 세종대왕, 신사임당, 부처님, 예수님, 로버트 태권브이, 아이언맨 등 위인부터 역사적인 사건과 개인의 일상과 관계된 인물들이 담겼다.

김성복 작가는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살고자 꿈꿀 수 있는 욕망은 무한합니다. 꿈이란 자기 만족도의 바탕위에 그려집니다. 개인의 만족도는 서로 다르고, 꿈의 크기도 제각각으로 나타난다"며 "우리의 궁극적인 성공의 목적에 돈이라는 수단을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성복, '꿈수저'. 스테인리스 스틸, 34 x 70 x 40cm, 2019.

올미아트스페이스 전시에는 108개의 돈다발을 반자에 낚시 줄로 매달아서 마치 하늘에서 돈벼락이 쏟아지는 설치 작품을 연출한다. 또한,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대형 도깨비방망이와 꿈 수저 등 200여점의 작품이 함께한다.

조각가로서 김성복은 '도깨비방망이'를 작업의 주요 모티브로 활용했다. 신화 속에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를 두드리면 모든 이가 갈구하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함이었다.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오뚝이처럼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살아갔으면 하는 희망의 이야기를 나무라는 재료에 각인시킨 것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유명한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와 유사한 의미로서의 도깨비뱅크 작업은 이 세상이 꿈이 필요한 시대가 됐고, 가능하면 꿈이 이뤄지기를 희망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그의 새로운 아이템이다.

조각가 김성복은 전설 속에 존재하는 도깨비방망이와 해태, 호랑이 등 한국전통의 소재를 이용한 해학적인 조각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는 이 모든 꿈이 가득한 도깨비뱅크에서 발행한 화폐를 전면에 배치해 우리가 꿈꾸는 모든 것의 가치를 산정하려 한다. 전시는 6월 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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