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위치한 비트리 갤러리(B-tree)에서 렌티큘러 작품으로 잘 알려진 배준성의 '작업실에서'전이 16일부터 막을 올린다.
작가는 '작업실에서'시리즈를 통해 전시장을 찾은 관람자에게 '작업실'이라는 공간을 경험하게 만든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The Costume of Painter-at the studio'시리즈 일부는 어린아이가 벽과 바닥에 낙서하듯 천진하게 그린 그림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어린아이의 그림으로 뒤덮인 공간과 그 뒤편으로 언뜻 보이는 이면의 공간은 가상과 현실 세계를 중첩 시키며 새로운 공간감을 만들어 낸다. 전시는 6월 15일까지.
◆갤러리자인제노, 김태철 ‘인연생 인연멸 (因緣生 因緣滅)’展
전방위적 예술활동을 이어온 작가 김태철(청주대학교 교수)의 '인연생 인연멸'전이 5월 1일부터 15일까지 종로구 창성동 갤러리자인제노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인연으로 태어나고 만나며, 인연이 다 하면 흩어지는 것이다"라는 부처의 가르침을 통해 결국은 삼라만상이 무상하고 덧없음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는 산과 들 우리 주변에 널린 잡풀들이 등장한다. 누군가의 손길로 다듬어진 것이 아니라 지천으로 무성해 뽑아도 뽑아도 끊임없이 나오는 질긴 잡풀의 생명력에 주목한다.
김태철 작가는 "카메라로 낮에 자연물을 찍고 본격적인 작업은 밤에 합니다. 제 명상의 주제는 형상 즉, 이미지이지만 이에 대해 집중된 작업이 진행 될수록 고요함과 희열을 느끼면서 정신이 하나로 순일해진다"며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념이 사라진 무상한 밤에 완성되는 작품들이다"고 설명했다.
인연 따라 생긴 것은 인연 따라 사라지니 흐르는 강물처럼 미련을 갖지 말라는 부처의 말씀대로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는 공(空)한데, 사유에 꼼짝없이 걸려 자유스럽지 못한 현대인들에게 인생사의 무상함에 대한 고민과 과제를 제시하는 전시이다.
◆한국미술 커팅엣지 단면을 보여주는 아뜰리에 아키 4인展
아트 센트럴 홍콩(Art Central Hong Kong 2019) 전시에 많은 주목을 받았던 권대훈, 이승구, 차승언 작가와 더불어 사회학을 전공하다 이탈리아로 진학해 다방면의 작업을 선보이는 갑빠오 작가 4인의 작업이 5월 3일부터 성수동 아뜰리에 아키에 함께한다.
전시 타이틀인 ‘Don’t Call it Comeback’은 90년대를 풍미한 미국의 저명한 래퍼 LL Cool J의 노래 제목으로 ‘돌아왔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수년간 이 자리를 떠난 적이 없다.’ 라는 당찬 의미를 가진다.
먼 산을 바라보고 있거나 뚱한 표정으로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작품의 갑빠오(고명신) 작가는 자신의 길을 새로이 찾아 굳건한 심지를 지키는 작가는 흙을 재료로 한 도예작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희로애락을 이야기한다.
기억 속에 각인된 찰라, 순간을 담아내는 권대훈 작가는 조각위에 명암과 색채를 그려낸다. 3차원의 입체에 2차원 적인 요소를 접목시켜 차원의 발전 보다는 기억속의 장면을 재현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는 작가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순간의 기억에 가깝게 다가가고자 표현되어진 회화는 관람객의 유사한 경험들을 떠올리게 하여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상하이 전역에 많은 설치작업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이승구 작가의 캐릭터 띵구는 작가 내면의 표현이자 어린 시절의 별명이기도 하다.
불테리어 종의 모습을 한 형태는 인간의 이기에 의해 교배되어져 사회화가 잘 되어 있지만 야생적이고 투쟁적인 면모가 충돌하는 면에서 사회의 압박 속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인간을 대변한다.
차승언 작가는 한국과 서구의 근대 추상회화를 직조의 방법으로 표현하며 뒤엉킨 과거를 야기한다.
색실을 계산해 넣어 무늬를 만들며 캔버스를 짜고, 그 위에 페인팅 하는 작업방식은 시간과 과정을 겪지 않으면 이루어 낼 수 없는 수공예적 노동의 이미지를 통해 과거에 너무 빨리 정의 내려진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탐구해 가고 있다. 전시는 6월 4일까지.
◆나무의 물성을 살리며 구조화...이영림 '개인적 구조'展
가나아트 한남은 나무의 물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이를 구조화하는 작업을 전개하는 이영림 작가의 개인전을 5월 8일부터 진행한다.
인지심리학을 공부한 작가는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감각과 이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류들 작업으로 연결시킨다.
작가는 조각이 갖는 매스의 문제에 참작하는 것이 아니라,작품이 점유하는 공간과 더불어 입체의 평면화를 통한 역설적 경험을 제시한다.
즉, 이영림은 회화적이면서 조각적인,모호한 위치에 놓이는 부조적인 회화작업을 실험하면서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허문다.
같은 ‘회화의 물질성’ 드러내는 작업을 구현하기 위해 이영림은 작업에 사용된 나무조각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냈다. 수성물감으로 오랜 시간동안 천천히 이염된 조각들은 각기 다른 농도의 색을 띠며 작가가 배치한대로 구축됐다.
물질성을 드러내기 위해 물감을 층층이 쌓았던 화가들처럼 작가는 나무를 입체적으로 집적한 것이다. 이영림의 작업은 벽에 결린 평면의 회화 같으면서도 공간을 점유하는 입체 부조와 같이 다가온다.
평면의 합판 위에서 만들어진 공간들로 인해 이영림의 작업은 입체가 되지만,작가는 이를 벽에 부착하여 정면으로 시야를 제한함으로써 집적된 조각들을 평면의 회화로 변환한다.
이영림의 ‘집적 시리즈’들은 가나아트 한남의 개인전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이전 작업들에 시도했던 공간과 회화 작업과의 조화를 통한 부피와 평면의 융합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집적 시리즈들은 ‘집단’과 ‘개체’의 역설 또한 나타난다. 나무 조각들이 얽힌 하나의 덩어리는 집합체이면서도 물성이 그대로 살아있는 조각 하나하나는 또 다른 독립적인 개체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전시는 6월 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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