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금융당국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위한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인가 심사에 돌입했다. 신청 컨소시엄중 애니밴드 스마트은행(가칭)이 서류 미비 등으로 탈락한 가운데 키움, 토스 컨소시엄이 외평위 관문을 넘어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외평위 위원 10여 명을 최종 확정했다. 이들은 지난 8일 킥오프 회의를 열고 2~3주간 일정으로 본격적인 인가 심사 평가에 돌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평가는 사실상 외평위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평위는 금감원 자문기구이기 때문에 위원 구성은 금감원이 전담했다.

금감원은 이번 외평위를 구성하면서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예비인가 신청 회사에 사외이사로 근무하거나 연구용역을 맡았었는지 해당 회사에 근무한 전력이 있는 지 등을 꼼꼼하게 검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평위는 킥오프 회의 이후 추가적인 회의와 금융당국 보고 등을 받은 후 이번달 말쯤 막판 합숙심사평가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 때도 외평위 역할이 비중있게 작용했다. 당시 KT, 카카오, 인터파크 등 3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인가를 신청했는데 외평위는 당시 11월 27일~29일 2박 3일간 합숙심사 평가를 진행했다.

이어 공휴일인 29일 당일 곧바로 임시 금융위원회가 열려 케이뱅크(KT)와 카카오뱅크(카카오) 등 2곳을 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외평위 심사가 끝난 뒤인 이달 말 최대 2곳에 대해 예비인가를 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예비인가 심사 대상자는 키움뱅크, 토스뱅크 등 2곳으로 압축됐다. 애니밴드 스마트은행은 신청서를 냈으나 서류제출 미비 등으로 최종 심사 대상에서 탈락했다.

이에 최종심사에서 2곳 모두 통과할지 아님 한곳만 선택될지를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예비인가 신청 때부터 컨소시엄 마다 가지고 있는 각각의 쟁점들이 어떻게 작용할지에 따라 컨소시엄들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 금융주력자 인정, 자본조달능력 '물음표'

우선 토스뱅크의 경우 ‘금융주력자(금융자본)’로 인정받아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토스 컨소시엄의 주도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분 구성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규정한 산업자본의 지분 한도 34%를 넘어서 60.8%를 출자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특히 이들은 컨소시엄 초기 산업자본 수준의 지분 구성에 머물러 있다가 신한금융 등이 이탈한 이후 금융자본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재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비바리퍼블리카 60.8%, 한화투자증권 9.9%, 알토스벤처스 9%, 굿워터캐피탈 9%, 한국전자인증 4%, 베스핀글로벌 4%, 무신사 2%, 리빗캐피탈 1.3% 등으로 구성돼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돼 있는 만큼 금융주력자 지위를 얻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다른 종류의 업무에서 발생하는 매출 규모가 작아 이 회사의 주된 사업은 ‘금융업’이라는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토스 관계자는 “금융위가 지난해 11월 전자금융업자에 대해 표준산업분류상 ‘금융 및 보험업’에 해당한다고 한 유권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유권해석은 금융권의 핀테크 기업에 대한 출자 활성화가 목적이어서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를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와 함께 자금조달능력도 의문부호가 달려있다. 토스는 금융기관에 송금 등 서비스 이용료를 직접 부담하는 사업모델로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매출액 548억 원을 전년 206억 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성장했지만 당기순손실도 391억 원에서 445억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이들은 사업개시 후 4년 내내 적자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자본금을 수조 원을 늘려야 하는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최대주주의 자본확충능력에 물음표가 찍혀있다.

더욱이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일부 주주들은 비바리퍼블리카에도 투자를 병행하고 있어 결국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을 경우 양측에 투자를 병행해야 해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키움, 복합한 주주구성…혁신성 차별화 '의문'

증권사 키움증권이 주도하고 있는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KEB하나은행, SK텔레콤, 코레아세븐 등 대기업들과 제휴해 든든한 지원군을 보유하고 있다. 키움증권 25.63%, KEB하나은행 10%, 메가존클라우드 8%, 코리아세븐 5%, SK텔레콤 4% 등 총 28개 회사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복잡한 주주 구성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주주가 많을수록 주요 결정을 내리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주주구성이 복잡할 수 있지만 키움그룹이 우선 30%의 지분을 확보한 상황에서 KEB하나은행, SK텔레콤 등 주요 주주들과 지속적인 협의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증자 등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더욱이 키움 컨소시엄에 롯데그룹도 코리아세븐 등을 통해 8% 지분을 확보해 롯데까지 힘을 보탤 경우 전제 지분 50%가 넘어 증자 결정 등에는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키움뱅크 ‘혁신성’에 의구심이 남아 있어 보다 적극적인 차별성 구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통신과 유통, 금융의 AI·빅데이터 노하우와 핀테크의 신기술을 융합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이미 다른 금융사들도 플랫폼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성이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다.

이에 따라 키움뱅크가 외평위의 마지막 관문을 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혁신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다.

한편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선정이 막바지를 향해하는 가운데 대주주적격성에 발목이 잡혀 자본 부족사태를 겪고 있는 케이뱅크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T가 참여한 케이뱅크는 출범 후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 영업 중단 등을 반복하는 등 여전히 증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금조달 방안 등이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금융당국도 당초 혁신성을 강조했지만 앞서 인가된 케이뱅크과 카카오뱅크의 사례에서 1조 증자 여부에 따라 사업진행의 판도가 달라진 만큼 평가항목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평가배점표는 총 1000점 만점으로 진행되며 사업계획(700점)과 자본금·자금조달방안(10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힉(1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100점) 등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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