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미톡뉴스 DB>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금융지주 체제로 새 출발한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강화를 위해 여러 인수·합병(M&A) 매물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력했던 아주캐피탈·저축은행 인수를 일단 연기하면서 속도조절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은 자산운용, 부동산신탁사 인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주전환 후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BIS) 비율이 낮아지면서 안정성 확보차원에서 외부 확장보다 내실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 경영권을 보유한 사모펀드 윌투시에 대해 오는 7월 4일 돌아오는 만기를 1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웰투시는 2017년 7월 아주캐피탈 지분 74.04%를 3619억 원에 인수했다. 우리은행은 이 펀드의 지본을 절반 가까이 갖고 있으며 다른 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수권도 가지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시 아주캐피탈 지분 74%를 확보하고 아주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아주저주은행까지 자동 인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아주캐피탈은 최근 실적개선과 우리금융지주 편입 기대감에 기업가치가 상승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 등극을 기존 ‘A’에서 ‘A+’로 사양 조정된 바 있다.

당초 우리금융지주가 출벌할 당시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7월 만기 때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만기 연장을 선택하면서 1년 더 인수를 늦추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편드는 만기가 돌아와 단순 연장했을 뿐이다. 우선매수권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인수할 수 있다”면서 “우선은 동양·ABL자산운용과 국제신탁(부동산신탁) 인수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주사 출범이후 급격히 낮아진 BIS 비율문제 등 표준등급법 적용 후유증이 생각보다는 큰 것 같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의 평균 BIS 비율은 13.7%로 집계된 가운데 신한금융(14.0%), KB금융(14.8%), 하나금융(14.8%) 등은 14%대를 유지했지만 우리금융은 11.1%로 지난해 말 우리은행 BIS 비율이 15.3% 기록 대비 4.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BIS 비율은 금융사이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로 안정성 확보를 위해 마련된 국제 기준이자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항목이다.

앞서 금융전문가들은 지주전환 시 표준등급법 적용에 따라 최대 4%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4%포인트 가량 하락하면서 당분간은 공격적인 M&A를 시도하기에는 쉽지 않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회계 처리 방식이 내부등급법으로 바뀌기까지는 대략 1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 장은 연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증권사, 보험사 등 대형 물건에 대해서는 내부등급법으로 전환 이후에 M&A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으로서는 아쉬운 지점이다. 더욱이 자산운용 등 몸짓이 작은 곳부터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내부등급법 전환까지 대략 추정만 할 뿐 그 시기가 확정돼 있지 않아 향후 좋은 물건이 나와도 손 놓고 구경해야 할 처지인 셈이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은 당분간 비은행 M&A보다 내부적으로 추스르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우리은행은 지난해 3조162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BIS 비율 하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덩치가 큰 M&A가 아닐 경우 BIS비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1년 뒤 내부등급법으로 전환되면 좀 더 (M&A 시장에서) 수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주사 전환 시 신규이기 때문에 표준등급법이 적용된 것이다. 현재 표준등급법과 내부등급법을 병행해서 산출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금융당국에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통상 1년 정도 양측을 비교하며 보완한 후 금융당국이 승인을 하면서 변경이 완료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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