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추상 구현하는 권순익, 싱가포르서 첫 한국 작가 초대전 개최◆

[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내 자신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내 속의 것들을 드러내려 했죠. 무아(無我)의 경지가 바로 그런 것 같더라고요."

권순익, '積·硏(적·연)-틈 (19-33)'. 116.7 x 91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흑연을 물감대신 사용해 캔버스에 블랙홀의 느낌을 주는 공간을 만들고 있는 작가 권순익(60)이 '밝게 빛나는 흑연 아트'를 5월 29일부터 싱가포르의 미아야 갤러리(MIAJA GALLERY, Singapore)에 펼쳐 놓는다.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 미아야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Shining Brightly'다. 작품이 발산하고 있는 발광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기존 ‘무아(無我)’ 시리즈와 지난해 새롭게 시작해 큰 호평을 받고 있는 ‘積·硏(적·연) – 틈’ 시리즈를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대형 사이즈 위주로 구성된 신작 ‘틈’ 시리즈와 구작 ‘무아’ 시리즈 회화를 통해 작가의 작품 기법의 변화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싱가포르 미아야 갤러리 한국 작가 첫 초대전을 갖는 권순익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빛에 반사된 흑연에 색상을 입혀 층층이 쌓는 과정을 통해 마음의 거울 같은 무아의 세계를 표현하려는 권 작가의 작업 세계는 입체와 평면성이 절묘하게 조합됐다.

얼핏 보면 모노크롬을 기반으로 단색화로 불릴 수 있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목탄이 캔버스와 마찰하며 닳아 없어질 때까지 고도의 집중력으로 겹겹이 쌓아올린 화면은 동굴의 종유석처럼 시간의 궤적까지 품고 있는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

‘무아(無我)’ 시리즈에 대해 권 작가는 "버림의 끝은 안 그리는 것 아닐까요? 너무 많이 채우려다 넣고 빼기를 반복했는데, 결국 욕심이 앞선 것 같았다"며 "내 작업의 독창성을 만들어 내고 싶은 마음에 빛을 어떤 방식으로 넣어볼까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권순익, '積·硏(적·연)-틈 (19-32)'.116.7 x 91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싱가포르 전시에 선보이는 ‘積·硏(적·연) – 틈’ 시리즈는 2018년 중반부터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작품으로, 그동안의 작품과 달리 따뜻함을 주는 밝은 색상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작품이다.

초기에 구상하고 스케치하고 이후에 그리기를 반복했던 작가의 손에서 익숙했던 목탄이 자리를 비우고 그 자리에 컬러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발견이 아니라, '무아' 시리즈에서 연속되는 과정으로 색상을 올리며 쌓는 수행적 과정의 변주라 할 수 있는 작업으로 여겨진다.

상당한 독서량을 자랑하는 작가는, 책을 읽다가 문득 눈에 들어오는 활자나 문장을 통해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터득한다고 말한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영원으로 통하는 '틈'이 있는데, 그 '틈'이 바로 현재이다."라는 라즈니쉬의 책 문장 속에서 '틈'시리즈는 출발했다.

"과거의 지나간 삶에 대한 집착이나 미련들, 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들이 중요한 게 아닌 과거와 미래 그 사이 현재의 삶의 중요성을 나타내고자 했다."

권 작가는 이 시리즈를 통해 현재에 충실한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현재에 해당하는 틈 부분에 흑연을 끊임없이 덧칠해 반짝반짝 빛나는 현재를 부각시킨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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