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최근 한화그룹이 실적악화로 시내면세점 사업을 자진철수한 가운데 정부가 신규 면세점 특허권 추가 발급을 발표하면서 면세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신규 매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하는 현재 상황으로서는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추가로 5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이며 충남 지역에는 개별 중소·중견기업 시내면세점 1개 특허 발급이 가능하다. 최종사업자는 오는 11월 결정된다.

이번 결정으로 전국의 시내면세점 특허 수는 모두 26개로 늘어나게 되며 그중 절반 이상인 16개가 서울로 몰리게 된다.

특히 국내 면세업계는 여행사에 송객수수료를 지불하고 중국 보따리상을 유치해 외형을 유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송객 수수료는 총 1조 3181억 원으로 3년 전인 2016년(9672억 원) 대비 36% 증가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품 마진의 30~40%를 송객수수료로 지불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자진 철수를 결정한 갤러리아63은 3년간 10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기존 면세사업자들 역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지만 눈치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 확장의 기회는 물론 이번 특허권 추가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고, 저렴하게 물건을 들여오기 위해선 사업장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며 "또 이번을 마지막으로 향후 몇년간 특허권 추가가 없을 수 있다는 소문이 있어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가장 주목받는 곳은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이다. 현재 서울 대기업 시내면세점은 롯데면세점(3개), 신라면세점(1개), 신세계면세점(2개), 현대백화점면세점(1개), HDC신라면세점(1개), 두타면세점(1개)로 총 10곳이다. 지난 1분기 매출 기준 면세시장 점유율은 롯데가 37.8%, 신라가 31.1%, 신세계가 17.9%로 3강 독점체제다.

이러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신세계와 현대가 신규 특허권 획득에 적극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강남에서만 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로서는 추가로 강북을 노릴 것으로 보이며 당초 제주지역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 신세계의 경우 이번 신규 특허권 대상지역에서 제주가 제외되며 서울 시내면세점으로 시선을 돌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신라면세점 역시 합자회사인 HDC신라를 제외하고 서울 중구 장충동에 33년째 단 1곳의 면세점만 운영 중으로 신규 출점을 단행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 역시 신라면세점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점유율 확보차원에서 경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시장은 올해 20조 원을 넘길 거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70% 이상이 중국 보따리상에 의한 것으로 불안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성장은 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업체들의 눈치 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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