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물가감시센터)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하이트진로가 맥주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을 소주가격 인상을 통해 충당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소주의 원가분석과 하이트진로의 손익현황 분석을 통해 ‘서민 소주’ 가격 인상의 정당성을 검토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21일 밝혔다.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현재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는 지난 2006년 19.8도에서 최근 17도로 도수를 낮추고 가격을 인상했다. 도수 하락에 따른 원가절감액을 추정한 결과 주정의 양이 61.9ml에서 61.2ml로 0.7ml 줄어들고, 증가된 물의 가격을 제외했을 시 소주의 원가가 0.9원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이달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의 출고가격을 1병당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5% 인상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3년여간 누적된 인상요인이 10% 이상 발생한 것이 이번 인상에 대한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물가감시센터는 하이트진로가 2006년부터 점진적으로 도수를 낮춤으로써 원가절감 효과를 누려왔으며 이를 출고가에 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고 설명했다. 한 해에 참이슬 후레쉬가 10억 병 판매된다고 가정할 때 하이트진로는 도수 하락으로 약 9억 원의 비용을 절감해 추가 이익을 취득할 수 있었다는 것.

아울러 하이트진로의 재무현황을 살펴보면 소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대비 2018년 영업이익률은 11.3%로 큰 변화 없이 지속하고 있는 반면 맥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3.9%(289억), -2.9%(204억)의 손실을 기록했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맥주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을 소주가격 인상을 통해 충당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업계 1위 업체가 가격 인상을 주도해 가격 동조 현상으로 2위, 3위 업체들이 연달아 인상하는 가격 도미노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하이트진로의 배당성향은 2016년 130%, 2017년 300%, 2018년 224%로 코스피 배당성향이 34.9%, 코스닥 배당성향이 31.0%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배당금이 당기순이익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각각 1.3배, 3배, 2.2배로 조사됐다.

이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누적된 원가상승요인으로 인해 가격인상을 단행했다고 주장한 것이 무색하게 당기순이익보다 최대 3배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소주의 주 소비층인 서민을 고려하지 않고 최대 주주의 이익만을 생각한 것으로 자칫 비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업이익·원재료 비중 등 어떤 근거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만한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관련 당국에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해 소비자의 가격부담이 가중되지 않는 주류세 개정안을 내놓고, 관련 기업들이 개정 이후 정확히 세금의 인하분 혹은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지속적인 감시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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