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화웨이 사용 금지 동참'을 요구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제2의 사드 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직접적인 표적이 될 수 있는 국내 면세점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요구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화웨이 퇴출에 동참할 경우 한한령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2016년 7월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공식화한 뒤 중국은 이에 항의하며 '한한령'을 내렸고 중국 관련 소비주 관련 기업들의 매출은 반토막 났다.

특히 중국의 사드보복이 본격화한 2017년 3월 중순 이후 롯데와 신라 등 주요 면세점 매출은 20∼30%씩 급감했고, 부지제공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롯데마트는 112개에 달하는 중국 점포 중 87개의 점포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바 있으며 전면 철수로까지 이어졌다.

업계 추산으로 2017년 당시 면세점 업계와 롯데마트, 관광 명소지인 명동 등 우리 기업들이 입은 피해는 8조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사드 제재로 인해 한국 경제가 입은 피해 규모를 최대 200억 달러(약 22조 원)로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면세점 업계는 '화웨이 사태'와 관련해 향후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면세업계 전체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하고 있어 '제2 사드 사태'가 발생하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31%라는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이 총 2조 1656억 원으로, 사상 처음 2조 원 대를 넘어섰고, 4월 역시 전년비 22.6% 늘어난 1조 9947억 원을 달성하며 두 달 연속 2조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연간 송객수수료만해도 1조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추가 과열될 경우 올해 송객 수수료가 2조원 안팎까지 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송객수수료 증가 폭도 가파르다. 지난 2015년 5630억 원에 불과했던 송객수수료는 지난해 1조 32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매출의 15%에서 40%에 달한다. 면세점에서 팔아봐야 다시 중국으로 돈이 흘러간다는 지적이다. 실제 업계내에서는 국내 면세점 매출의 70%를 중국 보따리상이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또다시 경제보복에 나선다면 심리적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한령이 풀릴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중국 정부의 경우 올 초 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규제를 발표한 바 있지만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지 않지만 이번 화웨이 사태로 '제2 사드 사태'가 발생하면 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 될 것이고 이에 따른 국내 면세점들의 타격은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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