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붓의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물감의 궤적을 캔버스에 구현하는 작가 최승윤(35)이 '3'이란 타이틀의 전람회를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이야기한다.

'아트스페이스H에 설치된 '반대의 법칙' 시리즈와 함께한 최승윤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5월 28일부터 서울 성북동 아트스페이스H 에서 진행하는 전시에는 최승윤 특유의 붓질이 두드러진 작품들이 걸렸다. 하지만 이전 작업의 일필휘지로 그려낸 이미지에 화사하고 두터운 물감의 흔적이 강하게 더해졌다.

최승윤 작가는 "이전 작업에서 감정의 흐름에 따라 붓질을 한 것 같았죠. 이제는 감정을 말하기 보다는 한발 더 나아가 삶 그 자체를 드러내고 싶은 생각이 강해졌다"며 "물감의 두께를 통해 입체적인 표현을 드러내고 미술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시 타이를 '3'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세계 신화 속 즐겨 찾는 숫자인 3은 해보다 달을 숭배했던 고대인들이 달을 위해한 여신으로 모시고 복을 빌던 그 숫자 3인 것이다.

최승윤, '반대의 법칙' 설치 전경.(사진=왕진오 기자)

일상생활 속에 '3'이란 숫자는 친숙하다 못해 대대로 이어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조합으로 의사봉을 두드리거나, 만세를 부를 때도 3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최 작가가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반대의 법칙' 시리즈는 초기 작업에서 선보인 '있다와 없다'가 아닌 구조 자체의 반대가 생기는 바로 3차원에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응축한 결과물이다.

최 작가는 "초기 작업시기에 그림이 얇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생각한 것이 바로 3이란 숫자였습니다. 구조적인 것을 그려야 작품이 드러내는 얇음을 없앨 것 같았다"며 "제가 만든 개념의 공간 안에서 외부로 한 발짝 더 나아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개념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물결 같은 역동적인 이미지는 마치 먹을 머금은 붓이 순식간에 화선지 위를 스치고 지나간 뒤에 남는 흔적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최승윤 '반대의 법칙' 설치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여기에 알록달록한 색채의 물감들이 층층이 올려져,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사진이나 인쇄된 이미지로 봤을 때의 작품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질감을 강하게 드러낸다.

'3'이란 개념을 작품에 등장시킨 이번 전시에 대해 최승윤 작가는 "그림 그리는 것 외에 생각해 본 것이 없는 저로서는 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붓을 잡고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삶 그 자체고, 그림이 마치 저의 자식 같고 동등한 관계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살아가는 동안 영향을 주는 존재, 책임을 주는 관계로서 작가 최승윤이라는 사람의 우주를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6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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