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가의 재발견1:절필시대'...5~6회 정도 추진 예정◆

[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미술관에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월북 작가들과 변방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햇빛을 보게 됐다.

'덕수궁관에 설치된 정종여 작가의 '독수리'.(사진=왕진오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우리 미술사에서 저평가된 근대기 작가를 발굴, 재조명함으로써 한국 미술의 두터운 토양을 복원하고자 기획한 '근대미술가의 재발견'시리즈다.

5월 30일부터 덕수궁 전관에서 막을 올린 '근대미술가의 재발견1:절필시대'전에는 월북이후 남한 미술사 연구에어 제외됐던 정종여(1914~1984)와 임군홍(1912~1979)과 당시 화단에서 변방에 머물던 정찬영(1906~1988), 백윤문(1906~1979), 이규상(1918~1967), 정규(1923~1971)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화가 6인은 일제강점기, 해방기, 한국전쟁 시기, 전후 복구기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대에 의미 있는 작품 활동을 보여준 작가들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참여 작가 중 정찬영 작가는 제가 개인 도록을 만들어 소개하게 되어 세상에 알려진 인물이다. 저의 청년 시절이 떠오르는 것 같고, 근대미술을 발굴하려고 품을 판 것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덕수궁관에 설치된 정찬영의 '설중백로' 초본'.(사진=왕진오 기자)

전시 작가 중 해방 후 1940년대 화단에서 활동했지만 월북 이후 남한의 미술사 연구에서 제외된 정종여는 수많은 실경산수화와 풍경 스케치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정종여가 제작한 '진주 의곡사 괘불도'는 6미터가 넘는 괘불로 전통 불화 양식이 아닌 파격적인 채색 화법으로 그려졌다.

임군홍은 중국 한커우와 베이징을 오가며 자유로운 화풍의 풍경화를 남겼다. 해방 후 귀국해 서울에서 광고사를 운영하며 그림을 그렸으나 '운수부 월력사건'으로 1950년 한국전쟁 직후 행방불명됐다가 월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조선미술가동맹 개성시 지부장을 맡았고 조선화가로 전향했다.

2000년 윤범모의 '일제하 여류채색화의 선구' 논문이 발표되기 전까지 조명되지 못했던 정찬영 작가의 유족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식물세밀화와 초본 일부가 최초 공개된다.

또한, 김은호의 화풍을 계승해 채색인물화로 두각을 나타냈고, 남성의 생활을 소재로 한 풍속화로 개성적인 화풍을 완성한 백윤문의 작품도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 설치된 '근대미술가의 재발견1:절필시대' 전시 전경'.(사진=왕진오 기자)

이외에도 '모던아트협회, 현대작가초대미술전'등에 참여하며 해방 후 현대미술 화단에서 활동했으나 이른 나이에 병으로 타계한 이규상, 정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근대미술 연구와 전시로 특화된 덕수궁관의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술관이 추진 중인 한국미술사 통사 정립 사업에도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9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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