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금 시장에 투자자 몰려

<사진=연합뉴스>

[정보라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금 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국내 금값이 3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금은 전 거래일 대비 g당 0.73%(370원) 오른 5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돈(3.75g)으로 환산 시 19만500원이다. 올해 g당 4만5970원으로 시작한 금값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이날까지 10.51% 올랐다.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슈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던 2017년 7월 8일 5만500원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값이 오른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 시장에 투자자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금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KRX금시장의 월간 금 거래량은 557.7㎏으로, 지난해 8월 776.8㎏ 이후 최대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달에도 4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금 거래량은 35.0㎏으로 지난달 일 평균 거래량 26.6㎏보다 31.58% 증가한 수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금값 상승의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미국의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경기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발언하며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대체로 금리가 하락하면 유동성 확대로 통화 가치가 하락해 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미국의 금리가 낮아지면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며, 달러로 가치가 산정되는 금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아져 금 가격이 올라가는 결과가 된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금값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는 경기둔화에 대한 경계감과 함께 금 가격에 매우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2018년 초 이후 2년에 걸쳐 강세를 보였던 달러가 진정된다는 전제하에 금 가격은 2020년 초까지 10%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이 최근 2주 동안 펀더멘털보다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을 반영해 위험자산 회피와 동시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며 “매크로 불확실성 속 위험자산 회피는 당분간 자산시장 전반에서 지속이 불가피해 미·중 혹은 미·멕시코 당사국 간 협상 기회가 모색돼 무역 전쟁 우려가 완화되기 전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들로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G20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미·중 정상회담 기대감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이라며 “무역 전쟁 우려가 완화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빠르게 없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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