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코리아렌탈쇼 현장 이미지. (사진=코리아렌탈쇼)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계속되는 불황에 서민들이 지갑을 꽁꽁 닫고 있지만 오히려 지갑을 열고 있는 아이템이 있다. 바로 렌탈 시장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수기렌탈처럼 각종 물건들을 직접 사지 않고 빌려쓰는 소비문화가 확산된면서 국내 렌탈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말 정수기에서 시작된 렌탈시장은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장난감, 장식용 그림 등 빌릴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나면서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다.

렌탈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고가의 제품들을 한번에 사기엔 무리지만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면 금액을 매달 분할해서 낼 수 있어 초기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또한 A/S 등 제품 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제품이나 유행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렌탈산업은 '불황을 먹고 사는 산업'으로 불릴 정도로 최근 경제 상황과 비교하면 지속성장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실제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렌탈시장은 2016년 25조 9000억 원에서 올해 35조 7000억 원으로 3년새 38% 성장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2% 커져 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렌탈시장 1위인 웅진코웨이 역시 과거 정수기 렌탈 사업을 처음 시작한 것도 IMF 시절이던 1998년이다. 당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비싸니까 팔지 말고 빌려주자"는 발상으로 렌탈사업을 구상했다고 한다.

현재 웅진코웨이는 정수기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다양한 제품으로 렌탈 품목을 꾸준히 늘려왔다. 이를 통해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기준 약 700만 명의 렌탈 가입자를 보유해 현재 렌탈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지난 1분기 실적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2.9% 성장한 7093억 원과 1352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웅진코웨이는 6년만에 사명을 되찾으며 시장에서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웅진코웨이로 다시 출발하며 양 사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며 "신제품 출시와 계정 성장세를 이어가고, 판매 인력 확대와 해외 사업 집중 케어를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정수기 렌탈로 시장에 가세한 SK매직은 지난해 기준 지난해 기준 누적 렌탈 계정 수 154만으로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SK매직 역시 정수기 외 공기정정기 등 다양한 렌탈 품목을 늘리며 내년까지 매출 1조 원, 누적계정 300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SK매직의 지난 1분기 매출은 1809억 원, 영업이익은 154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22%, 156% 오른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대기업들도 렌탈 사업에 발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09년 정수기 시장에 진출한 LG그룹은 2~3년 전부터 품목을 확대하며 렌탈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LG전자의 렌탈부문 매출은 2011년 198억 원에서 2016년 1000억 원, 2017년에는 1605억 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2015년 현대홈쇼핑은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해 렌탈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지난해 매출 454억원을 기록해 전년(226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하기도 했다. 롯데그룹도 같은 해 렌터카업체인 KT렌탈(현 롯데렌탈)을 인수하면서 렌탈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직접적인 렌탈사업에 진출하진 않았지만 삼성전자 역시 현대렌탈케어·교원웰스·청호나이스 등을 통한 간접 렌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코리아렌탈쇼'에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직접 렌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렌털 수요가 다양화 되면서 침대, 건조기,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상품 다양화가 추진되고 있어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그러나 대기업들이 진출하며 그들과 겹치는 제품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향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렌탈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 불만도 많아지고 있다. 렌탈비가 무조건 싼 것도 아니다. 일시불로 구입할때보다 오히려 비싸 소비자가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많아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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