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조원태 회장 심리적 부담 해소

▲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한진그룹의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의견이 분분하다. 고 조양호 회장의 타계 이후 두 달 여만의 일이다.

10일 한진그룹 등 업계에 따르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물컵 갑질’ 사태가 불거진 이후 14개월 만에 현장에 돌아온 것.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타계 이후 대한항공 등 한진가에는 강성부펀드(KCGI)가 지분율을 올리면서 경영권까지 차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이를 예측했던 것일까. 조 전 회장은 유언에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라고 가족 간의 화합을 바랐으나,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상속 관련 유언은 없었다”고 밝히면서 삼남매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불화’였다.

이런 가운데 조현민 전무가 경영 일선에 나타나자 업계는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을 내놨다.

조 전무의 경영일선 복귀는 14개월 만이지만, 조 전 회장의 타계 이후 두 달 만의 일이라는 것을 고려해 볼 때 꽤 심사숙고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KCGI가 조 전 회장이 별세하자마자 한진칼 지분 확보를 통한 지분율 상승을 시도하면서 오너 일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며 “조원태 회장의 취임 이후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어서 대주주의 지위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CGI가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 15.98%를 차지하며 조 회장의 일가와 지분경쟁에 돌입했음에도 오너 일가가 조 전 회장의 지분 없이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확연한 사실이다.

조 전 회장의 지분 17%를 포함한 대주주 우호 지분은 23%에 이르지만, 아직 상속받지 못한 17%를 제하면 남아있는 지분은 미미하다.

특히 17%의 주식을 상속받기 위한 2700억원 수준의 상속세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지만, 딱히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두 달 간 KCGI의 지분 매입으로 2배 가까이 주가가 올라 부담이 더 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조현민 전무의 경영일선 복귀가 깊은 고민 뒤에 나온 결정으로 나름의 묘안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오빠인 조원태 회장의 심리적 압박감과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남매들 간의 상속에 대한 분쟁이 시작되거나, 상속을 잘 마무리 지어도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까지 나눠 받게 될 각각의 지분이 반드시 조 회장의 우호지분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향후 추가 지분율 확대에 나설 KCGI를 견제하고 대주주의 지위 확보를 위해 조현민 전무의 경영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다만 조 전무의 경영일선 복귀가 묘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는 섣부르게 판단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조현민 전무의 경영 복위가 선친 조양호 전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며, 한진그룹에서의 지난 경험을 토대로 신사업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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